수시 앞두고 총력전 돌입했지만
학력격차, 생기부 작성 만만치 않아
재수생 “불안한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

[금강일보 김지현 기자]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재난에 휘둘린 교육현장의 시계(視界)가 매우 어둡다.

특히 대학입시라는 허들 앞 수험생들의 입지가 상당히 좁다. 2021학년도 수시 모집을 목전에 뒀지만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학습격차가 발생했고, 수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교생활기록부(이하 생기부) 관리 등이 쉽지 않아서다. 교사들 역시 생기부 기록 및 학생 대입 지도 시간의 부족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당국이 6·9월 모의평가를 바탕으로 수능 난이도를 결정짓기로 하면서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돼 단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그렇다고 세간의 예상처럼 ‘N수생’들이 웃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수시를 앞두고 수험생들과 교사들이 생기부 작성에 총력전을 펼치며 2021학년도 대입의 본격적인 막이 오르고 있다. 예년이라면 3학년 1학기까지의 내신 성적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목표 대학을 설정하고, 전공 맞춤식 생기부를 작성하겠지만 올해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풍긴다. 올 초부터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되며 대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까닭이다.

2020년 고3들은 혼란스러움 그 자체다. 개학이 계속 미뤄진 끝에 학기 초 대면 수업을 대신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어야 했고, 개학 이후에도 짧은 시간 안에 중간·기말고사를 모두 소화해야 했던 이유에서다. 더욱이 모의평가를 치를 기회도 예년보다 줄어 수능 난이도를 가늠하기 쉽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1학기 동안 각종 체험활동들이 취소돼 생기부 작성이 어렵다.

지족고 3학년 백지우 양은 “힘들었지만 1학기 성적을 잘 받기 위해 노력했다. 기말고사가 끝난 시점부터는 생기부에 교과세부특기사항과 자율·독서·진로·동아리 활동 등을 채우기 위해 교내 활동에 꾸준히 참여했다”며 “목표 대학을 가기 위해 수능 최저 점수도 충족해야 한다. 1·2월에는 열심히 공부했지만 코로나19로 방학이 길어져 3·4월부터는 긴장감이 떨어지고 늘어져서 평소보다 공부시간이 줄었다. 반수·재수생들은 엄청나게 공부하고 있다고 들어서 굉장히 스트레스고, 부담”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교사들도 벅차기는 마찬가지다. 시간이 부족해서다.

대전 A 고교 교사는 “올해는 변수가 많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줄어 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하기 어려워졌고, N수생들로 인해 학생들이 학업적으로 꽤 불안해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수도권 대학에서 최저등급을 낮추는 등 사후 조치에 나서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교사들도 학생 관찰 기간이 짧으니 걱정스럽다. 벌써부터 재수를 선택하려는 학생들도 있고, 전반적으로 목표하던 대학보다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N수생들도 좌불안석이다. 특히 재학생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생명공학계열을 희망하는 김 모(20) 씨는 “고3과 N수생들을 비교하며 수능 난이도를 조정하려는데 재수생들도 교육과정이 바뀌어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코로나19로 재수학원이 휴원해 몇 개월간 혼자 공부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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