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장부 일본 이름 지우기’ 합동 정비
역사 바로 세우기 의미 각별

[금강일보 곽진성 기자] 광복 75년 만에 공적장부의 일제 흔적이 청산될 전망이다. 중앙·지방 정부 합동으로 공적장부 일본 이름 지우기 사업이 진행된다는 점에서인데, 역사적 의미가 각별할 것으로 보인다.   

조달청에 따르면 광복 75주년을 맞아 일제 흔적 지우기 사업의 일환으로 ‘공적장부 일본 이름 지우기 사업’을 중앙·지방정부 합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등기부등본 등 공적장부에 여전히 일본식 이름으로 남아 있는 약 10만 4000여 건에 대해 일제히 정비하는 게 골자다. 

광복이후 75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공적장부에 일본식 이름이 남아 있는 이유는 광복 이후 소극적으로 진행된 일제 잔재 청산 작업과 6·25로 부동산 관련 수많은 자료가 소실돼 공적장부 정비에 어려움이 따랐던 것이 한 이유다.

또 성명복구를 강제할 수 없던 점도 있었다. 공적장부상 일본식 이름은 충청권에도 적잖았다. 대전 379건, 세종 212건, 충남 5875건, 충북 3012건이 일본식 이름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달청 관계자는 “창씨 개명 당사자의 사망, 추가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일본식 이름이 그대로 사용돼 왔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일제 흔적 청산을 위해 적극 나섰다. 

지난해 국무조정실, 국토교통부, 조달청 등은 관계기관 합동으로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등기부등본과 토지·임야대장 등의 자료를 확보해 조사가 필요한 정비대상 선별 작업을 진행했다. 

조달청은 지난 6월 전국 지자체에 17개 광역시도, 235개 시군구별 건축물과 토지내역과 정비 매뉴얼을 일괄 제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자체는 내달 14일까지 1차 기본 조사와 분류를 완료할 계획이다.

 1차 기본 조사 결과 창씨개명으로 분류된 건과 실체는 없어도 등기상 존재하는 일본식 이름에 대해 지자체 주도로 정비해 나갈 예정이다. 귀속재산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조달청으로 이관, 현장조사 등 2차 심층조사를 거쳐 국유화 절차를 밟는다.

앞서 조달청은 지난해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일제 잔재 청산 차원에서 귀속재산으로 의심되는 일본인 명의 재산 1만 4000여 필지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추진했다. 

이를 포함해 현재까지 귀속재산으로 의심되는 것으로 조사된 총 4만 3000여 필지 중 여의도 면적 1.3배에 해당하는 4644필지(369만㎡, 공시지가 기준 1153억 원)에 대해 국유화를 완료했다. 국유화 대상으로 분류된 3052필지에 대해서도 국유화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며, 향후 개인 신고 등에 의해 추가 발견되는 필지에 대해서도 국유화 절차를 적극 진행할 예정이다.

곽진성 기자@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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