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각 의사회에 ‘제1차 총파업 계획서’ 전송
”휴진하고 가족여행 갈 수 있어“ 대안 제시
적잖은 지역 의사들 ”휴가 고려 중“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속보>=대한의사협회가 오는 14일 오전 8시부터 24시간동안 제1차 총파업 실시를 예고한 가운데 파업 당일 그동안 미뤄온 휴가를 떠나는 의사들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의협이 정부 및 각 지자체의 행정명령조치에 대한 대응책 중 휴가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본보 8월 11일자 1면 등 보도>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최근 시도의사회에 '1차 총파업 계획서'를 전송, 지역별 필수 응급의료 유지 원칙과 자발적 참여 원칙 준수를 당부했다. 계획서는 파업 범위, 파업 기간, 정부조직 대처방안 등이 골자로 입원, 인공신장실, 분만실, 응급실 등 필수의료는 유지하나 응급실은 지역에 3차 병원이 없으면 최소한의 지정병원을 운용하고 휴일 수준의 응급실 진료를 유지토록 했다.

여기에 의협은 "지자체가 업무개시 명령을 해도 휴진에 참여할 수 있고 우편은 개봉 없이 그대로 반송 가능하다. 공무원이 직접 의료기관이나 자택을 방문하면 문을 열어줄 의무가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파업 기간에 가족 여행 등을 할 수도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실제로 일부 지역 의사들이 휴가를 고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서구에서 이비인후과의원을 운영하는 정 모 씨는 “마침 딱 여름휴가를 갈 시기고 금요일이라 주말까지 도합 3일은 쉴 수 있으니 휴진이라기 보단 휴가를 선택하려 한다”며 “어느정도는 파업에 동참하면서 쉴 수 있는 거니 알짜배기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주변에도 휴가를 고려하는 의사들이 꽤 있다”고 귀띔했다.

비록 휴가를 간다해도 정 씨와는 다르게 의협의 행보에 반대 의견을 내세우는 개원의도 있다.

대전 유성구에서 정형외과를 운영하는 박 모 씨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난리를 치는 건 그냥 최대집의 보여주기 식 행동에 불과하다”고 못마땅해하며 “의대 정원 증원 등 정부의 정책에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최대집과 집행부의 행동 역시 옳다고는 말 못 하겠다. 솔직히 제대로 된 로드맵도 없이 공문만 보내놓으니 이번 파업에 대해 뜨뜻미지근하게 생각하는 개원의들도 많다. 어차피 일이 커진 거, 오래간만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씨처럼 의협이 내세운 초강수에 동의하지 않는 일부 개원의들이 있어 생각보다 총파업 분위기가 싱거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대전 A 종합병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최대집 의협 회장의 언행에 대해 ‘극단적’이라고 생각하는 의사들도 분명 있고 의대 정원 증원이나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의견이 같다고 해도 최대집 집행부의 파업 선언에 대해 동의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는 분들도 적잖아서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투쟁 분위기가 심각하게 형성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며 “물론 그렇다고 의료공백 우려가 사라지진 않으니 지자체와 각 병원들은 철저한 대비를 이행해야 하며 어떠한 선택을 하든 국민 건강권을 위해 움직이길 바란다”고 일침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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