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등교수업 땐 수행평가만...벅차
교사 “수행평가 줄어 생기부 작성 난감”

[금강일보 김지현 기자] 중·고교 현장이 올 2학기 수행평가와 지필평가 사이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생들이 대면·비대면 수업 병행으로 인해 부담을 호소하고 있지만 수행평가로 대체하기에는 공정성 문제가 발목을 잡고, 지필평가만 실시할 경우 수행평가 등의 결과를 기록하는 학교생활기록부(이하 생기부) 작성에 어려움이 따르는 탓이다. 특히나 대입이 걸려 있는 고교 현장의 걱정은 더 크다.

교육부는 지난 6일 ‘2학기 학사 운영 세부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학기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1?2단계에서 수행평가와 지필평가 중 하나만 선택해 실시할 수 있다. 아울러 원격수업 기간 중 수행평가, 기록 가능 유형 교과목도 확대했다. 지난 1학기에는 일반 교과목보다 상대적으로 실기·실습활동이 많은 예·체능 과목만 원격수업 시에도 기록이 가능했지만 2학기부터는 초등학교의 경우 모든 과목을, 중학교는 국·영·수·사·과를 제외한 교과를, 고교는 기초·탐구 교과를 뺀 과목을 각각 기록할 수 있다.

단,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선 중학교 1·2학년까지는 성적 미산출, PASS제를 도입한다. 중학교 3학년과 고교생은 제한적 등교일에 지필고사를 치르는 등 최소한의 평가를 시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중학교 교사들은 고민이 깊다. 늦어진 개학, 원격수업으로 1학기 평가를 수월하게 실시하지 못 했던 상황에 2학기 역시 수행평가로만 대체하거나 지필평가만을 실시하기에는 생기부 작성, 공정성 등에 있어 여러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대전 A 중학교 교사는 “1학기에는 원격수업을 할 때 주로 수업을 하고, 대면수업을 하는 주에는 수행평가를 시행했다. 제대로 된 학사 운영이 어려웠다”며 “2학기 시작을 앞두고 학생들도 불안해한다. 수행평가는 과정중심평가가 밑바탕인 탓에 과제를 해결하는 태도와 결과물을 모두 봐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수업 중 태도만으로는 생기부 작성이 어려워 단순히 수행평가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고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초·중학교와 달리 모든 학생들의 생기부 교과별 세부특기사항을 기록해야 해서다.

대전 B 고교 교사는 “2학기부터는 필수적으로 교과별 세특사항을 기록해야 한다. 수행평가와 지필평가를 병행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과밀 학급의 경우 밀집도 최소화의 일환으로 격주제로 나눠 등교를 해야 한다”며 “1·2학년 때 다양한 생기부 활동을 기록해야 하는데 등교일이 줄어들면 그만큼 작성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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