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금강일보] 2020년 8월 15일은 대한민국이 일제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해방을 맞이한 지 75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다. 1945년 8·15 광복은 미국·영국·러시아 등 50여 개 연합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무려 14만 명의 항일독립투사들이 국내·외에서 끈질기게 전개한 항일독립운동의 결실이기도 하다.

광복 75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은 해방 직후 최빈국에서 한국전쟁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고도성장으로 경제대국이 됐다. 또한 4·19혁명, 광주 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 촛불혁명 등을 통해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민주화에 성공함으로써 2차 세계대전 후 140여 개 신생 독립국가 중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모든 국민이 자유·평등·인권을 존중하는 민주사회에서 골고루 함께 잘사는 선진민주복지국가, 어떤 강대국도 넘볼 수 없는 자주국방의 나라, 사회정의가 확립된 법치국가, 남북한이 하나가 되는 통일국가, 세계 여러 나라를 선도하면서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는 명실상부한 선진국가는 이루지 못했다.

고속 질주하던 대한민국호는 저출산·고령화·저성장이라는 장애물을 만났고,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와 유례없는 홍수 피해에 직면했다.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달러의 덫’에 갇혀 있다. 빈부 격차가 심화돼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다수당의 횡포로 좌우 이념의 색깔 논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10%를 넘고 부동산정책 실패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청년들이 우울해 하고 있다. 노인 자살률과 빈곤율, 교통사고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던 각종 지표는 주춤거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롭게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찾아야 할 전환점을 맞았는데, 아직까지 소득주도성장론, 한국판 뉴딜(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정책, 사회 안전망 강화, 행정수도 이전 외에 뚜렷한 새로운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 한 번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기 위해선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과 국민 모두의 대오각성(大悟覺醒)이 절실하다. 문재인 정권은 우선 한반도 주변 4강국인 중국·러시아·일본·미국과의 등거리 외교를 강화하고, 남북한 당국 간의 회담을 재개해 다각적인 교류와 협력을 강화,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과 동북아의 평화를 기해야 한다. 그리고 한일관계 정상회로 위안부 문제,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강제노동 배상 문제, 독도 영유권 문제, 무역 역조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야 한다.

또 기초과학 육성과 기술혁신으로 세계 1등 상품을 많이 생산하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 국부를 창출해야 한다. 사분오열된 사회의 통합을 위해선 광복 75년의 역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사관(史觀)을 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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