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서 멧돼지 몰다 총기 인명 사고
‘안전장치 풀려 있어’ 오발사고 추정
기본적인 안전수칙 철저히 지켜야

[금강일보 김정섭 기자] 멧돼지를 비롯한 유해조수퇴치활동 과정에서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멧돼지 잡으려다 사람 잡는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유해조수퇴치활동에서 안전사고가 지속되면서 엽사들의 ‘안전불감증’을 해소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충남당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밤 11시 30분경 당진시의 한 옥수수밭에서 A(55) 씨와 B(50) 씨가 유해조수퇴치활동 일환으로 멧돼지 몰이를 하다 B 씨가 발사한 총탄에 A 씨가 맞았다. A 씨는 곧바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경찰은 이들이 유해조수 피해방지기간인 8~11월에 맞춰 멧돼지 포획작업을 하던 중 총기 오발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B 씨의 총기 잠금장치가 해제된 상태에서 총알이 발사됐다는 거다.

이에 앞서 대전에서도 총기 오발사고에 따른 인명피해가 있었다. 대전경찰에 따르면 2018년 2월 대전 장동의 한 야산 중턱에서 C(44)씨가 유해조수 수렵활동 중 오발사고를 일으켜 등산객이 숨지기도 했다. 경찰조사 결과, 등산객은 오른쪽 옆구리와 팔꿈치에 총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 옮겨졌지만 과다출혈로 숨졌다.

이 같은 유해조수퇴치활동 중 총기 사고는 멧돼지 포획이 주로 밤에 이뤄진다는 특성과 엽사의 ‘안전불감증’이 겹쳐 발생한다. 엽사들은 멧돼지가 주로 밤에 활동하는 습성을 이용해 주로 멧돼지 활동시간에 맞춰 수렵에 나서는데 밤엔 주변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총기 잠금장치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을 경우 오발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수렵활동 중 엽사의 안전수칙 준수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엽사 김기동(50·유성구 방동) 씨는 “일부 엽사들이 총기 발사 안전장치를 잠그지 않고 이동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방아쇠가 나뭇가지에 걸려 오발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야간에는 덤불사이 같은 곳에 물체가 잘 보이지 않아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듣고 감으로 멧돼지를 잡기도 한다. 멧돼지 등 유해조수를 발견했을 땐 먼저 전방에 위험요인이 없는지 확인한 후 발사해야 한다.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잘 지켜도 이 같은 안타까운 사고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남소방본부 관계자는 “엽사들은 이 같은 사고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는 데 되레 보험이 안전사고의 화근이 될 수도 있다. 항상 사냥에 나서기 전 총기관리를 철저히 하고 민간인 특히, 등산객들이 엽사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밝은 색 계통의 옷을 입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정섭 기자 toyp10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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