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시간 길어지며 환자들 불편 이어져
휴진 사실 모른 환자들 헛걸음 하기도

14일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 총파업으로 집단휴진이 현실화되면서 곳곳에서 의료공백에 따른 불편이 이어졌다. 대형 종합병원에선 대기시간이 다소 길어졌고 동네의원의 경우 집단휴진에 동참한 의원들이 예상보다 많아 휴진 사실을 모르고 온 환자들의 원성이 이어졌다.

이날 대전 A 대학병원의 분위기는 지난 71차 전공의 파업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려했던 의료대란까진 아니지만 외래환자 대기시간이 평상시보다 다소 길어져 일부 환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신경외과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김선영(42·대전 중구) 씨는 원래 신경외과는 대기시간이 길다총파업 사실을 몰랐는데 진료접수하는 간호사분이 총파업이라 대기시간이 조금 길어질 수도 있다고 안내해 알았다고 말했다. 해당 대학병원 관계자는 교수님과 간호사 인력으로 보충한 상황이라며 진료와 수술 일정도 평소와 다름없이 진행하고 있으며 대기시간은 진료를 못 보셨던 환자분들이 몰려 잠시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종합병원의 경우 대기시간이 조금 길어졌을 뿐 수술이나 일반진료엔 큰 무리가 따르지 않았지만 동네의원의 경우 상황이 달랐다. 상당수 의원들이 오전만 진료를 하고 오후엔 휴진했고 일부 의원은 아예 문을 닫았다. 파업에 따른 휴진 사실을 인지하지 못 했던 환자들은 헛걸음을 해야 했고 오전 진료 일정만 잡은 의원에선 환자들이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전 문을 연 대전 서구 한 내과의원에선 대기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최영순(78·서구 도마동) 할머니는 지금 몇 시간 째 기다리는지 모르겠다. 이러다 오전 안에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동네의원 의료진들도 바쁘게 움직였지만 인력에 한계가 있어 답답해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최대한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지만 대학병원처럼 인력 보충이라는 게 없어 버겁다대부분의 환자들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고 불평하고 있는데 좀처럼 환자 수가 줄어들지 않아 나 역시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네의원은 문을 닫았다. 휴진 사실을 모르게 위원을 찾은 진권례(78·서구 도마동) 할머니는 출입문이 열리지 않자 무슨 영문인지 몰라 연신 유리문을 안을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최 할머니는 혈압약을 처방받으러 집 앞 병원에 왔는데 휴진이라는 안내문을 보고 당황했다. 원래 이렇게 문을 닫지 않는 곳인데 뭔 일인가 싶었다. 처방을 받지 않으면 약도 못 탈 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다시 힘겹게 계단을 내려갔다.

한 소아과 역시 문이 닫혀 있어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크게 불편을 겪었다. 어린 아이를 업고 소아과의원을 찾은 한 어머니는 문이 닫혀 있는 걸 확인한 뒤 당황한 기색으로 바쁘게 다른 병원을 알아보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백미나(38) 씨는 어제 밤부터 아이 상태가 안 좋아 병원에 왔는데 문이 닫혀 있어 다른 소아과를 찾고 있다. 답답해 죽겠다. 아이는 아프고 동네병원은 문은 닫고라며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 했다.

김정섭 기자 toyp10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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