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조구자도 '대체 뭐길래?'
조선시대 개가 등장하는 작품 여럿
보기만 해도 평화로

화조구자도... 대체 뭐길래? '평화로운 분위기 보는 이들까지 따뜻' 

화조구자도가 19일 오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화조구자도는 따스한 봄날 꽃나무를 배경으로 하여 천진난만한 세 마리의 강아지가 한가롭게 햇볕을 즐기고 있는 장면을 그린 이암의 작품이다.

이암은 세종의 손자의 손자로 엄연한 왕족이다. 이암은 새와 동물을 소재로 한 ‘영모도(翎毛圖)’에서 뛰어난 솜씨를 보였다고 알려져 있다. 왕족이 매난국죽이나 산수가 아닌 동물이나 그리고 있으니, 당시에는 지탄도 받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암은 꿋꿋이 많은 동물 그림을 남겼다. 이암은 상당한 동물애호가였던 듯하다. 

그림을 살펴보면 굽어진 가지에는 두 마리의 새가 앉아 있고, 이 새들은 서로 마주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지를 향해 날아오는 나비와 벌을 마치 호응하듯 바라보고 있다. 세 마리의 강아지 중 누렁이는 앞 발에다 얼굴을 괴고 단잠에 빠져 있으며, 검둥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오른쪽을 응시하고 있다. 한편, 화면 앞 쪽의 흰둥이는 꼬리를 길게 늘이고 방아깨비를 입에 문 채 장난을 치고 있다.

전체적으로 소재나 화면의 구성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따스한 봄날의 평화로운 분위기가 보는 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나무 밑과 화면 좌측 하단의 바위는 조선 초기에 즐겨 쓰이던 단선점준으로 처리되어 있어 당시 화풍의 시대적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이암의 화조구자도는 조선시대 초·중기의 작품 가운데서도 독특한 면을 보여주면서도 한국적 화풍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암의 또 다른 ‘개’ 소재 그림 ‘모견도’는 어미 개와 새끼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애틋한 어미 개의 눈빛과 마냥 엄마 품이 좋은 강아지들의 모습에서 진한 모성애가 느껴진다. 그림속 개들의 눈빛이며, 자세에서, 화가가 대상에게 얼마나 애정을 품고 있었는지가 느껴질 정도이다.

이암은 강아지를 그릴 때 털을 그리지 않았다. 묵법과 설채법(먹이나 채색이 마르기 전 그 위에 다른 물감을 떨어뜨려서 자연스런 융합과 번짐에 의한 우연적인 색채 효과를 노린 기법)만으로 그림을 완성했다. 이 점은 조선 후기의 변상벽이 수없이 많은 붓질을 가하여 고양이 그림을 그린 것과 판이한 차이를 드러내기도 한다.

김예은 대학생 기자 admi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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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조구자도... 대체 뭐길래? '평화로운 분위기 보는 이들까지 따뜻' 

화조구자도 '대체 뭐길래?'
조선시대 개가 등장하는 작품 여럿
보기만 해도 평화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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