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

 

지난주 단재해외유적답사 탐방 밴드에 이어 오늘은 2019 러시아 독립운동유적지 탐방 밴드 1주년의 날 알림이 도착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7일간의 짧은 여름방학을 보내면서도 여행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금년과 달리, 지난해 방학은 학생들과 함께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무척 분주했었다.

감사와 고마움으로 가득한 그야말로 8월의 크리스마스를 맞은 여름방학이었다. 겨우 1년밖에 되지 않은 지난해 방학이 이렇게 그립고 또 그리워지는 것은 우리가 지금 경험하지 못한 사상 초유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작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본교 학생이 단재청소년백일장 전국대회에서 입상하여 지도교사의 자격으로 학생과 함께 ‘단재해외유적답사’에 참가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발자취를 찾아 뤼순 감옥, 관동고등법원을 필두로 압록강과 두만강, 백두산을 거쳐 단재가 생활했던 북경의 진스팡지에 등을 6박7일간 탐방했다.

특히 장수왕릉, 광개토태왕릉, 광개토태왕릉비, 환도산성터와 고구려고묘박물관이 있는 지안을 방문했을 때의 울림은 아직도 심장을 고동치게 한다. 그곳은 고구려의 웅장한 기상과 패기가 살아 숨 쉬는 우리 역사의 현장이다. 동시에 이제는 남의 땅이 되어 더 자세히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고 정해진 시간에 쫓기어 뒤돌아서야만 하는 아프고도 시린 곳이다.

40여분 이상의 실랑이 끝에 운무를 제거하고 맑고 푸르른 얼굴로 우리 민족의 기상을 보여 주었던 백두산 천지는 마음속 깊이 생생하게 간직되어 그곳을 생각할 때마다 지금도 그 현장에 있는 듯하다. 압록강 단교와 두만강 도문교를 바라면서 느꼈던 분단된 민족의 상처와 아픔도 잊지 못할 일이다.

그 후 우리 고장 출신 독립운동의 대가인 단재 신채호에 대해 더 열심히 가르쳐서 우리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자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금년에는 단재청소년백일장조차 열리지 못했다.

또 지난해 여름방학에는 향토역사 동아리 지도교사의 자격으로 대전시교육청이 주최한 ‘러시아 독립운동유적지 탐방’에 참가했다. 블라디보스톡, 우스리스크, 하바롭스크 등을 3박4일간 탐방하며 안중근, 최재형, 이상설, 조명희, 김알렉산드리아 등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찾아 그들의 숭고한 독립운동에 감사하며, 나라와 역사를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러시아에서의 감동과 일화 역시 며칠 밤을 지새워도 모자란다.

그러나 이 행사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금년에 축소되어 제주도 근현대사유적지 답사로 대체되었으나 이것마저 연기되어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게 되었다.

교내 교육 활동 역시 축소되거나 폐지되면서 학생들이 그렇게도 좋아하던 체육대회, 수학여행, 소풍마저 앞으로는 없어질지도 모른다. 우리 교육 활동의 미래가 암울하다. 하루속히 코로나 백신이 나와서 코로나가 없는 안전하고 건강한 세상에서 365일 크리스마스와 같은 밝은 미래를 약속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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