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84㎡ 아파트 10억 돌파/행수 이전 이슈 한달 만에 6%/전셋값도 4% 상승

[금강일보 서지원 기자] 행정수도 이전 이슈로 세종시 집값이 한달 만에 6% 넘는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매가격이 오르면서 전세값도 덩달아 4% 가까이 상승하며 서울 평균보다 3배 넘게 급등했다. 

과거 2006~2007년 부동산 활황기에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 월간 상승률이 3%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종의 6%는 기록적이다. 최근 여권 중심으로 제기된 행정수도 이전론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6일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이 발표한 월간 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세종시 아파트값 상승률은 6.44%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기록한 월간 최대 상승률(3.6%)도 단번에 갈아치웠다. 세종지역 주택 전세가격 역시 전달보다 3.96% 오르면서 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같은 급등세는 행정수도 이전설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여권 고위 인사들을 중심으로 세종시로 '행정수도 이전' 필요성이 언급되면서 세종 집값에 기름을 부었다. 인근 대전 집값 급등세로 투자 수요가 세종으로 이동하면서 세종 집값은 지난해 연말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7·10 대책으로 다주택자 규제가 강해지며 잠시 거래가 주춤해졌다가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 논의로 다시 불이 붙었다. 

앞으로도 세종지역 아파트 가격은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고 행정수도 이전 논의도 아직까지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세종시에서 예금은행과 비은행을 모두 합한 예금취급기관의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6월 말 기준 5조 3396억 원으로 한 달 사이 2.2%(1148억 원) 증가했다. 지난 2018년 4월(2.31%)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또 전용면적 84㎡의 아파트들이 10억 원을 넘는 등 신고가도 연일 경신되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새롬동 새뜸마을 11단지 전용 84㎡의 아파트가 지난달 27일 11억 원을 기록했다. 세종시에서 전용 84㎡(34평) 국민평형을 기준으로 10억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뜸마을 14단지 전용 98㎡은 지난 4일 13억 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지난 5월 직전 거래가격(9억 5000만 원) 대비 3억 5000만 원이 오른 가격이다. 

세종의 한 공인중개사는 “수도권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때문에 당분간 시중 유동성이 지방 광역시 지역으로 밀려올 수 있다. 84㎡ 아파트 중 호가가 13억 원인 곳도 있다”며 “단기간에 아파트 값이 급등하다 보니 피로감으로 매수세는 감소했는데 간간이 거래되는 일부 단지는 신고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상승폭은 줄었지만 ​한동안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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