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전광역시의 문화 관련 예산은 약 3%이고, 그 중 대부분이 경직성 경비로 쓰이고 있습니다. 후보자께서 시장이 되신다면 대전시의 문화예산을 시 전체예산의 5%까지 올리겠다고 공약하실 수 있습니까?’ 이에 대하여 박성효 후보, 김원웅 후보, 염홍철 후보, 김윤기 후보가 모두 ‘있다’고 대답했고, 구체적 재원 확보 방안까지 약속했다. 이렇게만 된다면, 대전시의 문화예술은 1차적으로 장밋빛을 그려도 될 것 같다.대전문화연대, 대전예술단체 총연합회, 대전충남 민예총을 비롯한 문화예술 단체가 2010년 지방자치 선거를 맞아 시장후보자에게 ‘문화예술정책’에 대한 질의서를 보내 답신을 받았다. 총 10개 항목에 대한 질의에 후보자 모두 실천할 용의가 있다고 대답한 것을 보고, 이 분들이 약속만 지킨다면 대전은 분명 품격 있는 문화도시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후보일 때의 상황과 당선됐을 때의 태도가 다를 수 있을 것이니, 평소에 지켜온 후보자들의 ‘신뢰’를 중심으로 판단할 일이다.문화의 중심이던 원도심이 엑스포와 둔산지구의 개발로 낙후지역이 된 것은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다. 이를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도 하나같았다. ‘충남도청이 옮겨갑니다. 도청건물을 포함하여 이전 될 도청부지 약 2만여 평을 온전하게 문화생태공원으로 확보하여 문화생산 복합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하실 수 있습니까?’ ‘동서 간에 문화 환경 격차가 큽니다. 대전 시민들의 문화 환경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을 가지고 계십니까?’ ‘문화를 통해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정책을 갖고 계십니까?’ 등에 대해서도 후보자들 모두 멋진 청사진을 내보였다.특히 2009년에 설립된 대전문화재단, 영상문화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미디어센터 건립, 예술문화의 중심을 이룰 대전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등에 대해서도 대동소이(大同小異)했다. ‘대전문화재단의 발전을 위한 방안을 갖고 계십니까?’ ‘영상문화복합공간으로 미디어센터를 설립하실 생각이 있으십니까?’ ‘대전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설립을 하실 생각이 있으십니까?’ 등에 대하여 모두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특정 후보는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공약을 발표하여 신뢰를 형성하였지만, 특정 후보는 질문의 방향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였다.각 구별로 특징 없는 축제가 남발되어 예산 낭비가 심각하다는 전제로, 이를 개선해 나갈 복안을 가지고 있다고 대답했다. 구별 축제를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시장에게 있는 것인지, 또는 시장이 관여하여 시정될 수 있는지, 사실 모호한 것이기도 하지만, 후보자들은 나름대로의 견해를 보였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 있는 축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유사축제는 통폐합 추진’하겠다는 박성효 후보, ‘잠재력 있는 축제들에 지원을 집중해 국제적인 지역축제로 발전’시키겠다는 김원웅 후보, ‘관주도형 다발성, 소모성 축제를 통폐합하고 경제가 파급효과가 큰 돈 버는 축제를 유치, 발굴’하겠다는 염홍철 후보, ‘마을 단위의 쌈지 축제를 시민 참여형으로 기획’하겠다는 김윤기 후보, 이 분들의 공약이 눈앞에 어른거린다.후보들의 공약은 자신의 철학에 바탕을 둔 것이어서 공통분모와 함께 개별성을 띠게 마련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공약은 정말 필요한 약속과 실천해서는 안 될 것 같은 약속도 있어 약(藥)과 독(毒)의 이중성을 안고 있는 것도 같다. 선거 이전에 두루뭉술한 공약을 하고, 당선 이후에는 까마득하게 잊고 마는 공약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우리 지역이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굳건하게 자리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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