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작가회의 회장

시를 노래와 접목시킨 시노래는 우리들 문화 속에 예술로 크게 자리하고 있다. 시노래는, 일찍이 음유시인들이 부르던 음유시가처럼 자작시에 곡을 붙여 부르는 노래인데, 오늘날에는 이미 시인들이 써 놓은 시에 음악적인 운율을 넣어서 곡을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에 곡을 붙여서 노래로 부르게 되면, 시의 전달력이 더욱 확장이 되어서 대중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준다. 이는 음악이 가진 특성이 주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시와 곡조가 하나가 되어 대중과 만났을 때, 비로소 문화예술의 꽃을 피워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힘을 기여한다.  

우리나라에서의 시노래는 시조창이나 가곡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근간에 와서는 음악가들에 의해서 다양한 곡으로 만들어지고 있어서 대중가요로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김소월의 ‘진달래꽃’, 정지용의 ‘향수’, 또는 ‘모란동백’을 비롯해 자신의 시를 직접 노래로 부른 이제하의 시노래들도 있다. 이 노래들은 원작이 누구의 것이든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며, 즐겨 부른다. 그 만큼 음악의 운율이 시의 운율과 맛을 살려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것들은 무엇이든지 함께함으로써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향상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곧 아름다움으로 승화되어 감동으로 다가온다. 

지금은 시에 곡을 붙여 시노래로 재탄생시키는 음악가들이 전국에서 많이 활동한다. 대전에도 시노래 음악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있는데, 싱어송라이터인 정진채와 박홍순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다른 시인의 시나 자신들이 쓴 시에다 곡을 붙여 공연을 해오고 있다. 그동안 대전작가회의 시인들의 시에 대전민예총 대중음악분과 박홍순과 정진채가 곡을 붙여 몇 년에 걸쳐 ‘도시락’이라는 공연을 가졌다. 시가 음악이 만나 꽃을 피우게 된 것이다. 지금은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으로 중단되어 있지만, 다시 시노래로 공연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들 순수 예술인들의 열정으로 만들어 낸 ‘도시락’은 ‘도심 속에서 부르는 시노래’를 뜻하는 말로, 이 공연에서 부른 곡들은 음반으로도 제작되기도 했다. 

모든 예술 장르 가운데 음악이 전달하는 감동은 빠르고 크다. 그러므로 시와 음악의 만남으로 재구성되는 시노래가 전달하는 의미의 극대화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우리에게 영향을 준다. 그것은 직접 감각을 두드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음악과 문화예술의 근간을 이루는 시의 접목을 통해 재탄생된 시노래의 감동은 상승효과를 가져다준다. 그래서 우리들의 삶에 자양분이 될 수 있는 시노래를 보급하는 일은 의미가 크다. 순수 예술인들이 만들어 내는 시노래에 대한 열정과 헌신적인 활동에 대하여 각 기관이나 단체에서 관심을 가져주고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 그것이 결국에는 대전시의 문화를 풍요롭게 하고, 더불어 시민들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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