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익 전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유대 민족의 지혜와 철학이 담긴 ‘탈무드’를 보면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서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 상대를 도와주는 데 비해 부자들은 가진 것이 많음에도 남들을 돕지 않습니다. 처음엔 모두의 마음이 유리창처럼 투명해 어려움에 처한 누군가를 보면 도와주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부자가 되면 그 투명함을 잃고 맙니다. 유리창이 자신만 보이는 거울이 되는 겁니다. 거울과 유리창은 모두 유리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유리에 수은을 칠하면 자신의 모습밖에 보이지 않게 됩니다. ‘배려’를 풀어서 말하면 누군가를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는 따뜻한 마음이에요.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배려하며 지낸다면 참 좋겠지요? 그러려면 때로는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해야 해요. 배려의 시작은 거울을 보듯 나만 생각하지 말고 유리창을 내다보듯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는 거예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상대를 배려해 보세요. 말끔하게 청소를 한 것처럼 내 마음의 유리창이 반짝거리면서 투명하게 빛날 거예요.’

박병석 국회의장은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를 새벽에 방문하는 등 틈틈이 지역구를 찾고 있다. 애로사항을 직접 경청해 주민들과 시장, 구청장 등 관계 공무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피해 복구를 위해 긴급히 교부금을 지원했다. 또 필자가 거주하는 도안동의 행정복지센터 신축 교부세도 확보해줘 지역민의 편의 향상에 기대감을 심어줬다.

박 의장은 평소 “선출직 공직자는 투명한 어항 속에 있는 금붕어와 같다. 선출직 공직자의 언행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그대가 아는 일”이라고 말한다.

국회의원이라면 더욱 겸손해지고 성숙해지고 신중한 언행으로, 국민의 대표다운 사람을 선거로 뽑았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줘야 한다. 탈무드에 소개된 유리창과 거울이 주는 교훈처럼 배려 속에 주변을 살피고 정치가의 자질을 갖춰야 한다.

국민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국민 복리 증진에 매진할 때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에 나오는 봉공애민(奉公愛民, 공적인 일을 앞세워 받들고 백성을 사랑함)의 자세를 지니고 자신의 지위에 대한 강한 책임의식과 결과를 미리 생각해 보는 신중함을 가질 수 있다.

막스 베버(M. Weber)는 정치가의 자질로 열정과 책임감, 균형감각을 얘기했지만 동양에서는 봉사와 희생, 공익 우선 등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특히 말을 조심해야 한다. 경북 예천에 ‘언총(言塚)’이라는 말 무덤이 있다. 말을 파묻는 묘이니 침묵의 상징이기도 하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없다’라는 교훈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잘 나갈 때 방심하게 되고, 방심하면 사고나 말실수로 이어진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다. 박 의장의 성공은 한 지역구(대전 서구갑)에서 내리 6선을 한 의원으로서 자기 자신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갖고 언행일치의 삶을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21대 국회 299인 국회의원들의 롤 모델이 돼 헌정사에 길이 남을 의원이자 의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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