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균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 대외협력위원장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여 나라 전체를 마비시키고 있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확산세가 전국적으로 심상치 않다. 관계 당국과 의료진의 고충과 수고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이고, 담당 공무원들도 수면 부족과 피로 그리고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벌써 9월이니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잡히길 기도한다.

강화된 사회적거리두기 강화 조치는 규모와 상관없이 소규모 태권도장 등을 포함, 실내체육시설을 대상으로 집합금지 조치가 되었다. 당국에서는 무조건 집합금지 조치 등을 강요하기보다는 납득할 수 있는 지표를 함께 제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지난 1월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 태권도장 일선 사범들은 코로나19 방역 사령관을 자임하고 국기 태권도를 전수한다는 자부심과 국민 건강 파수꾼으로 손 소독은 물론이고 철저한 환기와 전문 업체의 방역, 체온 측정, 2m 이상 거리를 둔 안전거리 확보, 최소인원 수련, 마스크 필수착용, 개인위생교육 등 정부 방역 지침보다도 훨씬 강화된 내부 관리를 해왔다.

현재까지 태권도장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태권도장은 어린이와 청소년 중심의 수련터로서 전염병 방역지침을 누구보다 잘 알고 대처하는 사범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감염사례가 없는 것은 철저한 방역수칙 이외에 면역력을 길러주는 체력향상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경험으로 살펴봐도 그동안 태권도를 수년 이상 꾸준히 하던 아이들은 감기조차 걸리지 않는다. 체력은 국력으로, 면역력이 증강된 아이들이 많을수록 더 나은 미래의 건강한 나라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태권도장에서 호연지기를 키워 왔고 심신을 수련하여 오히려 코로나19 사태에 큰 위안이 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친구들과 소통하는 자리였는데 이것을 무조건 집합금지명령으로 봉쇄하는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

그동안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얘기했듯 마스크를 쓰고 2m 거리 유지만 하면 감염 위험은 거의 없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태권도장 같은 감염병예방 선도기관은 오히려 정부나 지자체가 성공사례를 홍보해야 하지 않을까. 코로나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의 온 국민이 큰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에 오히려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모든 분야도 어려움이 크겠지만 영세한 전국의 1만 2000여 개의 태권도장은 경제적 어려움이 사상 최악이다. 지난 수개월 코로나19 사태로 수련생수는 급감했지만 그래도 국기 태권도를 지키고 건강한 제자들을 육성한다는 무도인의 자부심으로 힘든 상황도 이겨내고 있지만 도장의 크고 작음에 관계 없이 경제적으로 어려움 상황에 직면하여 사실상 더는 버티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 대전의 K 도장 L 사범은 지난주부터 택배를 시작했다고 울먹였고, 또한 O 사범은 야간에 치킨집을 한다고 알려왔다. 당장 밀린 월세 걱정에 다음달 또는 그 다음달 폐관해야 하는 도장들이 너무 많다.

당국에 제안하고 싶다. 방역을 잘 하여 모범적인 태권도장들을 선별하여 수련을 허가해주거나 또는 전국의 어린이 대상 체육관들에 강력한 지침을 따르는 조건으로 수련을 허가해줄 것을 건의한다. 또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미래의 꿈나무들이 아무 어려움 없이 태권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기회의 확대에 더 한층 노력해 주기 바란다. 어린이 수련층이 전체 80%에 달하는 꿈나무 태권도장에 긴급 특별지원금을 지원해 줄 것도 건의한다. 태권도장이 살아야 국기 태권도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한번 무너지면 다시 세우는 작업은 어렵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이 힘들고 모든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등 모두가 힘들지만 적어도 국민의 혼을 이어가고 있는 태권도는 지켜야 하기 때문에 함께 응원해 줄 것이라 믿는다. 더 철저하게 방역 대책을 수립하여 1만 2000개 전국의 태권도장과 5만여 일선태권도 사범들은 지역사회 확산 방어에도 방역지구대사령관으로 더 앞장 설 것이다.

태권도장이 살아야 미래의 주인공들이 건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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