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들어주는 만큼 자랍니다

희망의 책 대전본부(이사장 강신철)가 주최한 4차 얼토당토 북토크가 27일 유성구 반석동에 위치한 서점 책방채움에서 열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수 인원만 현장 패널로 참석했다. 나머지 인원은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북토크에 참여했다.

이날 북토크에는 대덕구청이 진행한 북챌린지에서 김기수(38·회사원) 씨가 추천한 ‘마주이야기’(박문희·보리) 가 주제로 선정됐다.

회의를 주도한 김 씨는 “마주이야기는 아이가 주인공이 되고, 어른이 말을 하는 것보다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대화법, 언어 상호 작용 방법으로서 중심에 아이를 놓자”고 저자의 유아 교육 방식을 담은 책을 소개했다. 

이어 "아이의 말을 들어주자는 마주이야기가 부모 입장에서 한번 다뤄보고 싶은 책이었다.”고 책을 추천한 이유를 밝혔다.

나아가 “아이에게 가르치고 말로 통제하고 아이를 교육시킨다고 생각했지만 그 중에 폭력적인 게 없었는지 그런 것도 반성해보자”며 책 소개를 마무리 지었다.

책방채움을 운영하는 신선영 대표는 “요즘 코로나19 시기이기 때문에 책방 오는 것을 꺼리기도 하지만, 책방이 문을 닫을까봐 많은 분들이 염려하고 있다”며 “첫 번째로 코로나19를 못 견디고 책방이 문 닫을까봐, 두 번째로 책방이 문 닫으면 소통할 공간이 없어질까봐 염려하고 있다.”고 서점 고객들의 걱정을 전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운영 시간을 바꿨다. 아침에 오픈을 하고, 저녁에는 7시부터 11시까지 문을 연다. 엄마들이 저녁을 먹고 반석천에 산책하러 나온다. 불이 켜져 있으면 책방에 들러 수다를 떨기도 한다.”며 “큰 강연회를 못 열지만 작은 소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서로서로 응원해주는 상황이다”고 말하면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강신철 이사장은 “요즘과 같이 어려운 시기에는 스트레스 배설 욕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국가 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 이런 온라인 북토크도 활성화시켜줘야 한다.”며 “책방지기에게 블랙홀 그림을 하나 추천해주고 싶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 상황을 잘 견디고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풀러 서점에 나오기도 한다. 그 말을 다 받아주려면 책방지기가 너무 힘들 것이다. 그래서 블랙홀 그림을 걸어두고 손님들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블랙홀 속에 던져넣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밤이 깊었음에도 ‘마주이야기’에 대한 패널들의 의견은 줄을 이었다. 백정민 씨(방구석살롱)는 “나는 바른 사람이고, 너는 내가 바른 길로 가르쳐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는데, 아이가 하는 말이 더 순수하고 중심에 있는 말이었다.”, 박주한 씨(유클리드소프트 CTO)는 “‘아이의 말은 시다’라는 문구가 공감이 갔다. 아이를 가진 분이 있다면 꼭 마주이야기 읽고 아이의 말을 기록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진창희 씨(노은 인문학 모임)는 “이 책을 읽고 들어주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메모하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것 같다.”, 박순필 씨(희망의 책 대전본부 선정위원장)는 “말 한마디를 해도 생각하게 됐다. 어른들이 말 한마디도 교육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둥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이외에도 신윤식 한남대 경영정보학과 교수가 참여해 열띤 토론은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

한편 희망의 책 대전본부는 매월 얼토당토 북토크를 통해 북토크를 열어 지역의 독립서점을 살리고 대전 시민의 독서문화를 진흥하기 위한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ssj@ggilbo.com

※ 제4회 얼토당토 북토크 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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