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더라도 최대한 매입 하자’ 심리 작용
“수익 불안정성 커 막무가내 투자 지양해야”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을 위해 신용대출 등을 끌어다 쓴 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능한 모든 재원 능력을 이끌어낸다는 신규 ‘영끌’족과 ‘개미’투자자들의 대규모 유입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KB국민·우리·신한·하나·NH농협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128조 9233억 원으로 지난달 31일보다 4조 6486억 원 급격히 불어났다. 사상 최대 월간 증가액을 기록한 지난달 한 달(4조 704억 원)보다 더 많은 금액이 이틀만에 부푼 거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일 하루 만에 1조 8034억 원, 2일에는 2조 8452억 원 늘었다. 이 같은 신용대출 폭증은 지난 1~2일 진행된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에는 59조 원이 몰렸다.

앞서 실시된 SK바이오팜 공모주가 상장 직후 ‘따상(상장 첫날 거래 가격이 공모가의 두 배로 뛴 뒤 상한가 직행)’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전례를 보며 투자자들 사이에는 빚을 내서라도 단 몇 주라도 더 받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게 신용대출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 공모주 배정 뒤 남은 증거금은 2~3일 안에 증권계좌로 모두 환불되기 때문에 대출을 끌어 쓰는 것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대전 서구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모집 정보가 돌 때부터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날 조짐이 보였다. 지난달 말부터는 본격적으로 신용대출 신청이 가시적으로 늘어났다. 대출을 신청하러 온 사람들의 인적사항을 보면 회사원이 가장 많았고 소득이 높지 않은 분들 중에서도 문의하러 방문하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공모주 관련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투자자들의 무분별한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모주의 진짜 수익은 상장가에 따라서 천차만별인 만큼 무조건 수익이 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SK바이오팜 공모주 등 상장가가 높게 형성된 전례가 있다지만 반대의 상황도 존재한다.

앞서 공모에 나선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경우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47.06대 1로 비교적 낮았다. 이어 청약에서도 경쟁률 8.54대 1로 저조했으며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상장 첫 날 종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현재 주가는 공모가 수준에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의 투자 수요를 끌어내지 못한 기업은 청약에서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신중한 투자가 중요하다.

대전의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모를 실시하는 기업, 투자하는 기관들에 따라서 수익률 변동이 심하다. 공모주가 무조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무리한 대출 사용과 ‘영끌’을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