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우 세종시장애인체육회 총무팀장

코로나 확산은 세상을 마비시켜 놓았다. 모든 것이 멈춰 섰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성으로 코로나에 대한 공포는 날로 확산되고 있다. 일상을 잃고 사는 세월이 벌써 1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언제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예측하지 못한 고통이 장시간 이어지며 누구나 피로감이 쌓이고 불안감을 키워가고 있다.

이 상황은 전 세계인 모두에게 고통이지만 특히나 장애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장애인에게 체육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고 있으니, 코로나 사태로 인한 장애인체육활동의 상황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 장애인체육회는 장애인 생활체육활동 지원과 전문체육선수 육성을 중점사업으로 수행하는 기구로 전국 광역시도와 시군구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장애인체육은 특수체육 분야로 장애유형 및 장애정도, 장애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전국에 걸쳐 활동 중인 915명의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들이 직접 장애 당사자들을 찾아가 장애인생활체육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모든 장애인 체육활동이 끊긴 상태이다.

장애인에게 체육활동은 통상적 건강유지라는 목적과 더불어 재활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모든 체육활동이 중단된 상태이다 보니 장애인의 재활 활동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오랜 시간에 거쳐 애써 재활을 했지만, 운동 중단 상태가 지속되며 신체기능이 퇴보하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일부 지역의 장애인체육회는 실시간 영상을 통해 비대면으로 장애인들이 체육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영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스트레칭이나 놀이형 간단한 체육활동에 그칠 뿐 맞춤형으로 기능을 전수하고 재활을 돕는 프로그램은 사실상 멈춰선 상태이다. 비대면 어플 등을 활용하여 영상 그룹 활동을 통해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사정은 같다. 오래도록 신체활동을 하지 않으면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치명적 피해를 입게 된다. 누구보다 꾸준한 체육활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구나 인라인스케이트, 한궁 등의 스포츠는 직접 체험하지 않고 영상만 시청하는 것이 별다른 의미가 없는 종목이다. 직접 체험할 때 재미를 느끼고 왕성한 신체활동을 통해 체력도 단련하게 된다. 그래서 장애 당사자와 그들을 지도하는 이들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신체활동이 중단되면 장애인은 신체 대사량이 크게 줄어들어 비만으로 이어져 성인병에 도달할 가능성이 비장애인들보다 높다. 그러니 문제의 심각성이 커진다.

코로나는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다. 잠시만 방심하면 금세 확산 속도를 높인다. 우리가 과거의 일상을 되찾는 데까지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장애인의 체육활동 지원도 지금과 같은 비대면 화상 프로그램 진행이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누군가의 도움을 통해 체육활동을 해야 할 장애인 입장을 생각하면 코로나는 재앙 중에도 아주 큰 재앙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든 조치를 취하고 할 수 있는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은 갖지만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이 장애인체육 관계자들을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철저한 방역 생활화를 통해 코로나를 조기에 종식시켜야 한다. 그것이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이다. 경제도 살리고, 건강도 회복하는 길은 코로나로부터 해방되는 길이다. 모두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특히 장애인들이 체육활동에 참여하지 못해 유난히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이 알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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