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서지 않겠다는 의대생들, 내부 분열 조짐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9.1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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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내부고발 SNS 계정 개설
집단행동 투표 실명 공개 등 비판
“대놓고 불이익 준다는 거 아니냐” 의견도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의사국가시험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이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 4대 정책에 반발하며 파업을 이끌었던 선배의사들이 진료현장으로 복귀한 가운데 의협과 정부 간 협의, 전공의 및 전임의들의 복귀 이후 파업 동력을 잃은 데다 당초 의대생 집단행동을 꾸리는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의대생 내부고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이 신설되면서 단체행동 중단을 외치는 목소리가 굵어지고 있다.

최근 "의대생 시험 거부 및 동맹휴학의 이면을 고발합니다" 라는 SNS 계정이 신설됐다. 계정주는 “의대생으로서 의대 시험 거부 및 휴학의 이면을 고발하고자 합니다”라며 “지금 공공의대 및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해 의대생의 시험 거부, 동맹 휴학이 결정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실명투표'로 진행됐으며 동의하지 않거나 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은 '불이익의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우선 지금부터 고발하는 내용은 정부 정책 및 의료계 파업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과 무관함을 밝힙니다”라고 객관적 시각임을 강조하며 “8월 14일과 15일 전국 의대생을 대상으로 국시 거부 및 동맹 휴학에 대한 설문이 실시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학번, 성명, 이메일 등의 개인정보를 기입해야 하는 '실명 투표'였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17일 동맹휴학에 대한 설문이 종료됐고 18일 반대·미참여자를 대상으로 재투표가 진행됐습니다. 이 또한 실명투표였으며 재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은 다음날 개인별로 연락이 갔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에는 단체행동 논의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첨부돼 있다. 국시 미응시자가 86%에 육박할 정도로 굳건한 투쟁의지를 내비췄지만 적잖은 의대생들은 SNS 내용에 동의하는 모양새다.

충남대 의대에 재학 중인 A 모 씨는 “반대의견을 내거나 투표하지 않은 사람에게 문자가 간 게 사실”이라며 “4대 정책을 옹호하는 게 아니라 의견을 표출하는 방식이 너무 극단적이라고 생각하고, 나와 비슷한 시각을 가진 친구들도 적잖다. 근데 이걸 실명으로 까버리니까 동의하지 않을 시 대놓고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는 거 아니냐”고 분개했다.

단체행동을 중단하고 학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도 호소한다.

같은 대학 B 모 씨는 “선배의사들이 전부 의료 현장으로 돌아간 게 정부의 정책에 수긍해서가 아니다. 파업이 마무리되면서 동력을 잃은 것은 맞지만 의대생들끼리만 강경 대응을 한다고 해서 정부가 뒤로 물러설 것도 아니라는 걸 알지 않냐”며 “의사를 표현하는 건 아무 문제가 없지만 계속 밀어붙인다고 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는 어렵다. 솔직히 단체행동 강행에 의구심을 표현하거나 지친 사람도 많고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는 사람도 많다. 그만 자리로 돌아가 더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도록 수련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10일 현재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은 동맹휴학 지속과 관련한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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