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 스포츠캐스터

[금강일보] 2020년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전체 일정 가운데 3분의 2를 소화했다. 리그 후반으로 접어드는 KBO리그의 순위 싸움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 각 팀이 숨 막힐 정도로 촘촘하게 붙어 있다. 9일 기준 리그 1위인 NC와 2위 키움의 차이는 1.5경기다. 4위 두산과는 4경기 차에 불과하다. 팀당 100경기 안팎으로 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1위부터 4위까지의 경기차가 이렇게 가까웠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올 시즌 상위권 팀들의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가을야구 미지노선인 중위권 다툼은 피를 말린다. 4위 두산 베어스와 6위 기아 타이거즈의 승차는 겨우 2.5경기다.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뀐다는 말이 나온다.

절대 강자였던 NC는 에이스 구창모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급속하게 힘이 빠졌다. 8월 승률이 0.478로 5할에 미치지 못하면서 지각변동을 불러왔다. 3위까지 올라갔던 기아도 불펜진 붕괴의 위기를 맞으며 7위까지 순위가 떨어지기도 했다. 그 사이에 LG와 KT가 치고 올라왔다.

#. LG 트윈스, 26년 만에 대권에 도전한다?
8일 기아에게 패하며 3위로 내려갔지만, 선두 NC에 1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던 LG 트윈스의 기세가 정말 대단하다. LG는 8월 12∼19일 7연승을 달린 후, 일주일 만에 또다시 7연승을 기록했다. 8월 2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부터 6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두 차례의 무승부를 포함해 7승을 쓸어 담았다. 4위 두산 베어스에 1.5경기, 한때 5위 싸움을 하던 6위 KIA 타이거즈에는 4경기 앞서있는 상황이다.

시즌 100경기 이상을 기준으로 볼 때 LG는 7년 전인 2013년 9월 19일 마지막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당시 118경기를 치러 70승 48패를 거둔 LG는 그해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다. 올 시즌 안정된 전력으로 시즌을 이어나가는 LG는 신구 조화에 어린 선수들의 경험도 쌓여 시즌 내내 1위를 달리던 NC를 압박하고 있다. 1994년 이후 우승이 없는 LG에게 올 시즌은 놓칠 수 없는 시즌이다.

#.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 태풍의 눈 KT 위즈!
2015년 KBO리그 1군 무대에 합류한 KT 위즈의 구단 사상 첫 포스트시즌 진출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1군 합류 후 3년 내리 꼴찌였던 KT는 2018년 최하위를 벗어났고, 지난해엔 창단 후 최초의 5할 승률(71승 2무 71패)을 기록하고 시즌을 마쳤다. 이강철 감독 부임 후 전력 안정화를 이룬 KT는 올해엔 가을 야구에 도전한다. 잡아야 할 경기에서 경험 부족으로 조급해지며 무너졌던 지난해와는 달리 경험이 쌓인 올해는 어느 팀에 견줘도 전혀 밀리지 않는 타선과 양과 질 모두 탄탄한 마운드를 꾸려가고 있다.

신인 선발투수 소형준이 휴식기를 가진 뒤 안정된 피칭으로 호투를 보이고 있고, 이어 선발 김민수가 불펜으로 이동해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보근과 유원상 또한 제 몫을 해주면서 마운드에 힘이 됐다. 지난달 다소 부진했던 타선은 다시 위력을 되찾았다. 핵심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지난달 타율이 0.206에 불과했으나, 9월 들어 홈런 4방를 쏘아 올리는 등 컨디션을 회복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 강백호, 유한준, 배정대 등의 KT 타선은 9월 팀타율 0.322를 기록 중이다. NC(5승 1무 8패)를 상대로만 팀 간 전적에서 열세일 뿐 LG(4승 5패), 키움(7승 6패), 두산(4승 4패)과 대등하게 맞붙을 정도로 KT의 전력은 부쩍 상승했다.

#. 1위에서 7위까지 승률 5할 이상, 5위 안정권은 승률 0.550 이상!
2020시즌 KBO리그에는 생태계 질서를 무너뜨리는 2팀이 있다. (이 말을 하면서도 가슴 아프다…) 3할대 승률팀 SK, 2할대 승률팀 한화. 이 두 팀이 동네북이 되면서 무려 7개 팀이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고 가정했을 때 승률 0.540의 기아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게 된다.

최근 SK가 10연패에 빠지면서 9위, 10위의 승차는 2.5G까지 좁혀졌다. 어차피 두 팀에게 2020시즌은 처참한 시즌으로 기억되겠지만 그래도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고 싶을 것이다. 양 팀은 10일과 11일 대전에서 맞붙는다. 꼴찌도 아직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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