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겸 연극배우

[금강일보] 최근 지역단체들이 지역 이미지를 개선하고 홍보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커지고 있다. 좋은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함평하면 대다수가 ‘나비축제’를, 횡성하면 한우가 생각난다. 화성의 경우 화성연쇄살인사건 타이틀이 각인되어 여전히 연쇄살인지역으로 인식되는 것도 지역이미지의 예다.

이미지는 중요하다. 이미지가 한번 형성되면 사람이든 회사든 물건이든 오래 간다. 여러차례 경험하고 보여진 과정에 의해 생성된 것이기에 쉽게 바꿀 수도 없다.

소비자는 물건을 사기보다는 브랜드를 산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는 이미지가 좋은 회사가 어떤 실수를 하거나 상품 결함 생겼을 때 쉽게 용서해주는 경향이 있다. 지역이미지도 마찬가지다.

지역브랜드는 지역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타 지역과의 차별성을 둬야 한다. 지역 자원 중 상품, 인물, 장소, 이미지 등을 발굴해 브랜드화 시킬 수 있으나 아직 알지 못하는 숨은 가치를 찾아내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대덕구는 김호연재라는 조선시대 여성문인을 브랜드화 하는 중이다. 지역 고유의 역사와 전통에 기반을 둔 문화자원형을 이용, 지역을 홍보한 사례다. 김호연재라는 브랜드에 힘을 보태기 위해선 스토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스토리가 없는 브랜드는 매력이 없다. 30여 명의 종을 부릴만큼 큰 규모의 집안살림이라 흉년이 들거나 큰일이 생기면 쌀을 빌려야만 했던 김호연재는 비굴하거나 아쉬운 소리를 하기보다 시를 지어 삼산태수에게 보냈다다.

김호연재는 시 244수를 썼을 만큼 여성문학사의 맥을 잇는 이다. 후손들이 그의 글을 모아 문집으로 남겼고 호탕하고 감성적인 글은 후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신사임당, 허난설헌에 비해 알려지지 않았다. 그녀의 삶은 한편의 소설과 같다. 호연재라는 이름을 호연지기에서 따와 본인의 호를 쓸만큼 성격또한 호방하고 의연한 성품을 지녔다. 남편 소대헌 대신 집안 대소사를 챙기고 굳은일을 하면서도 의연한 기상을 꿇은 적이 없는 그다. 진취적이고 사람을 품는 리더십을 지닌 호연재의 특성을 잘 표현하면 지역 이미지뿐만 아니라 대덕의 인물을 전국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지역브랜드 개발 및 이미지 추구는 한사람의 힘으로 이뤄질 수 없다. 지역민의 공감대를 형성해 지역에 먼저 알리는 게 중요하다. 호연재의 매력을 대덕구만이 갖고 있는 특성과 결부해서 지속적으로 노출시켜야한다. 지역민의 삶 속에 호연재의 매력을 보여줌으로써 본인이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해야 한다. 그가 살았던 고택과 주변을 무대로 관련 축제, 문학제, 연극제, 음악공연 등을 선보이거나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통합해 지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프랑스는 해마다 도시전체가 무대가 되는 음악축제(fete de la Musoque), 아비뇽축제 등을 연다. 다양한 건축유산과 도시를 배경으로 연극, 무용, 조형예술, 음악 등을 선보이고 세계의 관객들이 그것을 보기 위해 아비뇽으로 간다. 작은 도시 아비뇽은 세계인들에게 문화예술의 도시로 인식됐다. 대덕구도 도시를 무대로 활용해 호연재 브랜드를 홍보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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