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랜선무대 실험
팬덤 강한 K-POP 콘서트는 대박
순수예술 대중 호응여부는 미지수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공연과 전시를 관람하며 새로운 문화향유의 물꼬를 틔어 온 문화예술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공연계에서 기존에 무료로 제공해 온 온라인 공연을 유료로 전환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 현장에서도 이들의 성공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문화예술계의 포스트 코로나, 위드(With) 코로나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그동안 공연장과 전시장에선 코로나19에 지친 대중의 문화향유 기회를 보장하고 공연·전시를 홍보하는 차원에서 온라인에서 이를 무료 공개했으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문화예술계 위기감이 고조되며 유료 전환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대형 공연장과 국·공립 문화예술단체를 중심으로 이같은 흐름이 거세다.

LG 아트센터가 오는 24일 오후 8시 영국 현대무용단 램버트무용단의 ‘내면으로부터’를 온라인 유료 생중계하고 국립극단이 오는 25일 신작 ‘불꽃놀이’를, 서울예술단은 오는 28일 ‘잃어버린 얼굴 1895’의 온라인 유료 상영을 결정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무료로 공연을 선보이는 것이 하나의 대세가 됐지만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유료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다만 관건은 아직 온라인 유료 공연이 익숙지 않은 대중이 얼마나 호응해주느냐다. 온라인 공연이 지리적으로나 시간·경제적 제약을 탈피해 대중과 문화예술의 거리를 좁히긴 했으나 유료화했을 경우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서다.

A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얼마 전 마무리된 방탄소년단(BTS), 슈퍼엠(SuperM) 온라인 유료 콘서트 시청자가 75만 명이었는데 사실 비대면 공연이었음에도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이들이 강한 팬덤을 형성한 스타였기 때문”이라며 “일반 공연이 유료화로 성공하려면 오프라인으론 보여줄 수 없는 콘텐츠와 가치를 담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공연 유료화 사례가 없는 지역에서도 이와 관련한 변화들을 예의주시하곤 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고민도 함께 시작되는 모양새다. 지금까지의 온라인 공연 무료 중계 등을 통한 운영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고 서서히 다른 대안을 찾을 시점이긴 하나 지역의 형편을 놓고 보면 유료화가 확실한 해답이라 단정짓긴 어려워서다.

지역의 한 공연장 관계자는 “유료화도 하나의 해법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러려면 매표 방식도 바꿔야 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공연 영상을 송출 방법도 달리해야 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특히 시민을 상대로 하는 순수예술 공연이 상당한 지역의 현실에서 과연 유료로 이를 제공하는 게 맞는 것인지 걱정도 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공연장 관계자 역시 “코로나19 이후 자리잡은 온라인 공연 중계는 영상으로 아카이브를 구축하면서 작품을 완성도 있게 보존할 수 있다는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유료화는 생각해 볼 문제”라며 “유료화를 하려면 당장 영상 장비와 시스템이 제대로 받쳐줘야 한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그 방향으로 갈 경우 우리가 아는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공연 이외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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