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로그인 방식’ 개선 안 해…옹색해진 병무청

[금강일보 강정의 기자] <속보>=지난해 불거진 KAIST 전문연구요원(전문연)의 복무부실 의혹이 최근 사실로 밝혀진 가운데 이후 관리주체인 병무청과 KAIST가 출·퇴근 시스템을 보완했음에도 전문연의 복무부실이 또다시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연 복무부실에 대한 의혹이 줄줄이 터져나온 이후 제도를 보완한 병무청은 ‘현 시점에서 대리출근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지만 복무부실 사례가 재현됐기 때문이다. <본보 1일자 1면 등 보도>

14일 감사원에 따르면 병무청은 지난해 1월 15일 KAIST 전문연의 출·퇴근 관리 소홀 등과 관련해 복무관리시스템 보완 조치를 KAIST에 요구했고 KAIST는 ‘QR코드 기반 방식’과 ‘단말기 로그인 기반 방식’ 등 2가지 시스템 중 QR코드 기반 방식만 인정 시간을 9초에서 3초로 짧게 변경하고 ‘단말기 로그인 기반 방식’은 개선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감사원이 같은해 12월 감사를 통해 10회에 걸쳐 허위 출·퇴근 등록 가능 여부를 점검한 결과, 단말기 로그인 기반 방식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허위로 출·퇴근 등록을 할 수 있었다.

감사원 관계자는 “QR코드 방식은 코드 인정시간이 짧아 대리 출퇴근 처리가 어려웠지만 단말기 로그인 기반 방식은 복무관리시스템에 전문연의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수 초 후 사진이 촬영되는데 얼굴이 촬영되지 않아도 출·퇴근 처리가 됨에 따라 전문연이 아닌 다른 사람이 출·퇴근 처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일부 전문연은 이 같은 허점을 이용해 자신의 ID와 비밀번호를 동료에게 알려주고 출·퇴근 처리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6월경 병무청의 주장과는 상반된 결과다.

당시 대전충남지방병무청은 본보의 복무부실 의혹에 대해 “현 시점에선 물리적으로 대리출근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KAIST에 재학 중인 한 대학원생은 “감사원 특정감사에서 지적한 부분은 지난해 12월까지도 대리출근이 가능했다는 것으로 병무청이 언론사에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허위사실을 전달한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그간 단말기 로그인 기반 방식를 이용한 허위 출·퇴근 사례는 빈번했다. KAIST 한 전문연은 2016년 12월 8일부터 지난해 5월 24일까지 262회에 걸쳐 단말기 로그인 기반 방식으로 출·퇴근 처리했다. 이중 28.6%에 해당하는 75회는 얼굴이 전혀 촬영되지 않거나 명확히 식별할 수 없는 등 비정상적으로 촬영하고 출·퇴근 처리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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