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증가 지속에 건전성 비상
신규 신용 공여 일시 중단 조치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투자자들의 빚투 행렬이 끊이질 않는 요즘, 증권사들이 신용 융자 옥죄기에 나섰다. 폭증하는 신용 융자로 인해 건전성 악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이에 증권사들은 신규 신용 약정을 일시 중단 하는 등 대비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16일부터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일시 중단한다. 삼성증권의 이번 신용융자 매수 중단은 지난 7월 22일에 이어 두 번째다. 증권담보 대출도 현재 중단한 삼성증권에서는 당분간 신규로 빚을 내 투자할 수 없다.

단 기존 이용 고객은 요건을 충족하면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중단 기간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지난 7월에는 중단 이후 이틀 만에 신용융자 매수가 가능해 진 바 있는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11일에는 한국투자증권도 신용융자 신규 약정을 일시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이달 초에는 신한금융투자는 신규 예탁증권담보대출 및 신용융자를 일시 중단했다.

지난 6∼7월에도 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들이 잇따라 증권 담보대출과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증권사별로 한도는 다르지만 폭증하는 대출 수요로 인해 증권사별 신용 공여 한도가 찼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신용공여 한도가 80% 수준까지 올라왔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100%는 중소기업·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로 한정)로 제한된다.

증권사들이 신용 융자 공여를 중단한 데에는 폭증한 신용 융자 규모로 인해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인의 신용융자 규모는 지난 3월 말 이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한때 코로나19 영향으로 코스피가 급락하자 신용융자 잔고는 반대매매 등의 영향으로 6조 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증시가 다시 상승 가도를 걷는 데 따른 빚투가 늘면서 신용융자 잔고 규모는 17조 원대로 급증했다. 국내 증권시장의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11일 기준 17조 3379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시장별로는 코스피시장의 신용융자가 8조 6982억 원, 코스닥 신용융자는 8조 6397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전의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 융자가 당초 수준보다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국내 증권시장이 과열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신용 융자 조절에 나선 것”이라면서 “그러나 코스피 급락 이후 사실상 개인투자자들의 분전으로 인해 증시가 회복했다고 볼 수 있기에 장기간 신용 융자를 묶어둘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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