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동 두메마을 조롱박터널에선 표주박 모양의 호박부터 뱀처럼 길게 자란 호박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금강일보 조길상 기자] ‘역대급 폭염’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궂은 날의 연속이었던 여름이 가고 청명한 가을하늘이 매력적인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진다.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고 한낮의 햇살도 이제는 마냥 반갑기만 하다. 올해 내내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 탓에 지친 마음에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대청호오백리길을 향한다. 이제는 생활필수품이 된 마스크와 아직은 따가운 햇볕을 막기 위한 커다란 밀짚모자와 함께다.
 

이촌생태습지 억새

 

#. 구름 따라 발길 닿는 대로 (이촌·강촌생태습지)
가을의 선선함을 느끼기 위해 오늘은 특별한 목적지를 정하지 않았다. 하늘에 구름이 떠가는 듯, 발길이 뻗는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그래도 시작점은 정해야 하기에 말도 살찐다는 가을, 우선 카페에 들러 간단한 주전부리를 손에 넣기로 결정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제법 유명세를 떨치는 카페들이 모여 있는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두메마을길) 이촌생태공원이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사진작가들의 출사명소로 입소문이 난 이곳은 명소답게 사람들로 가득하다. 대청호를 바라보며 앉아 휴식을 즐기는 이들도, 푸른 하늘을 벗 삼아 가벼운 산책을 즐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손에는 인근 카페에서 테이크아웃해 온 커피 한 잔을 들고 강촌생태습지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선다.

 

삼정생태공원에 흩날리는 억새군락

 

키 큰 나무들이 햇살을 가려주는 데다 왼쪽에 펼쳐진 대청호의 물기를 가득 담은 바람은 아직은 열기를 내뿜는 한낮의 더위를 식혀주니 가볍게 산책하기에 더할 나위가 없다. 한가로이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세월아 네월아 하며 걸었음에도 어느새 강촌생태공원이 코앞으로 다가온다. 찰나의 즐거움이라 아쉬움이 묻어나오는 중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가을하면 떠오르는 억새와 갈대, 그리고 억새와 갈대로 유명한 ‘추동생태습지보호구역’ 말이다. 여유로움은 잠시 내려놓고 바삐 발을 옮겨 추동으로 향한다. 살랑대는 바람에 은빛머리를 한쪽으로 쓸어 넘기는 억새와 갈대의 장관을 구경할 생각에 들떠 도착한 추동생태습지보호구역.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제철이 아닌가보다. 은빛을 기대했건만 아직 채 자라지 않아서인지 억새와 갈대가 아직 여름옷을 벗지 못했다. 대신 드넓게 펼쳐진 대청호와 서서히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는 자연의 모습을 감상하며 아쉬움을 삼킨다.

 

이현동 두메마을

#. 호박마을에서 펼쳐지는 힐링여행 (이현동 두메마을)
불현듯 한 가지 기억이 떠올랐다. 지난해 가을 열렸던 호박축제에 대한 작은 기억이다. 대청공원 메인행사장에서 열렸던 잭오랜턴 만들기, 호박카빙 퍼포먼스, 호박요리 경연대회, 할로윈 코스튬 경연대회 등부터 좀비댄스 원조 ‘롤레이즈’ 공연, 좀비런,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파티 등의 야간행사까지. 또 이현동 두메마을에서 펼쳐진 호박터널 개방행사와 호박·조롱박 체험, 두메마을 농특산물 판매, 먹거리 판매 등 연계행사가 펼쳐졌다.

 

이현동 생태습지에 조성된 조롱박 터널
생태습지에 조성된 조형물. 대전마케팅공사 제공

가을을 더 느끼고자 지난해의 추억이 담긴 이현동 두메마을을 찾았다. 올해 코로나19로 많은 축제가 취소됐으나 오는 25일부터 약 3주간 이현동 두메마을 일원에선 ‘호박마을 힐링여행’이 진행된다는 즐거운 소식을 듣게 됐다. 호박을 테마로 재미와 추억을 간직한 축제인 호박마을 힐링여행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축제 전용 홈페이지에선 호박마을과 호박 터널 소개 영상을 만나볼 수도 있고, 유투버들의 호박마을 투어 영상도 포스팅될 예정이다. 아울러 퀴즈 방식의 이벤트와 댓글 이벤트 등을 통해 총 60명(한 주에 20명씩)을 추첨, 경품도 지급한다. 이 외에도 호박과 같이 찍은 다양한 사진을 이벤트 창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총 35명에게 대전여행 2일 숙박권(3명), 대청호 두메마을 농산물(32명) 등의 경품을 지급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프로그램도 있다. 두메마을 호박 터널 일원엔 이곳을 찾은 사람들을 위한 호박탑과 포토존이 설치되며, 전 세계의 다양한 호박도 전시된다. 또 호박 마을을 직접 방문한 이들을 위한 현장 이벤트로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열과 성을 다해 참여했었던 ‘보물찾기’와 방문 인증 이벤트가 진행된다. 글·사진=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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