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따른 학력격차 우려 속 치러져
난이도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쉬워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 고려
6월·9월 모평 토대로 대입 전략 세워야

16일 세종소담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2021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올해 수능 출제 방향과 난이도를 파악해 볼 수 있는 9월 모의평가는 이날 시·도교육청을 포함, 전국 2099개 고교와 428개 지정학원에서 시행됐다. 세종교육청 제공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視界) 제로의 상황 속에서 교육현장의 대입 레이스가 본격화된다. 수능 전초전 성격의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9월 모의평가가 마무리되면서 수시와 정시 갈림길 앞에 선 수험생들의 고민이 한층 가열되면서다. 

16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 9월 모평이 전국 2099개 고등학교와 428개 지정학원에서 재학생 40만 9287명, 졸업생 7만 8060명 등 48만 7347명이 응시한 가운데 치러졌다.

특히 올 9월 모평의 초점은 코로나19로 원격·등교수업이 장기화되면서 고3 학생들의 학습부진과 재학생·졸업생 간 형평성 논란이 성적에 얼마나 유의미한 차이로 연결될 지에 쏠렸다. 9월 모평이 본 수능을 앞둔 마지막 모의고사이자 자신의 실력을 알아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시험인 탓에 이날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예년보다 더 크게 다가온 이유다.

대전 A 고교의 한 교사는 “코로나19로 입시 일정이 출렁이면서 학생들이 올해는 다른 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험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학생부도 마감해야 하기 때문에 수시모집이 시작되는 오는 23일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것일까. 제일학원·종로하늘학원교육 등 입시업계에선 이날 치러진 9월 모평을 지난해 치러진 2020학년도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쉬운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등교에 차질을 빚으면서 학력 격차 우려가 제기된 것이 출제 기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어영역의 경우 문학에서 일부 낯선 형태의 복합 지문이 등장한 것을 제외하곤 고난도 문제는 없었다.

수학영역에선 가형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고 나형은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는데 가·나형 모두 전체적으로 최고난도 문항이 평이하게 나와 상위권 학생들에 비해 중·상위권 학생들은 시간 안배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 역시 지난해 수능과 유사한 난도로 출제됐다. 눈에 띄는 새로운 유형은 등장하지 않았고 어휘, 빈칸, 순서 등 변별력 있는 문항에 골고루 EBS 연계문항이 적용돼 학생들의 부담이 크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9월 모평이 종료되면서 입시 시계는 이제 수시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입시전문가들은 9월 모평이 끝난 만큼 정시에서 합격 가능한 대학과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 등을 고려한 대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9월 모평 성적표가 23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수시 원서접수 이후인 내달 14일 통지되기 때문에 이번 시험의 정확한 가채점은 필수적이다.

한기온 제일학원 이사장은 “모평 결과는 전체 수험생 중에서 내 위치를 판단하는데 가장 객관적인 자료인 만큼 각 영역별 강점과 약점을 잘 확인해 수능에서 더 나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6월 모평 결과, 9월 모평 가채점 결과를 기준으로 정시에 어느 대학까지 지원이 가능한지 파악한 다음 수시 지원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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