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고, 공간수업 프로젝트 실시
민주시민 정신 품은 학교로 변신
문화·생태적 공간으로 발돋움

대전관저고 교직원들이 학교공간혁신 마인드 제고와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관저고 제공

[금강일보 김지현 기자] 학교는 꿈이 배양되는 공간이다. 학생들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공간에서 다양하고 폭넓은 경험을 하며 진취적으로 성장한다. 최근 교육당국이 4차 산업혁명과 급변하는 미래사회에 발맞춰 ‘학교공간혁신’에 주력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시민의 정신을 오롯이 품은 문화적·생태적 학교 공간을 만들어 학생들의 공간 주권을 고취하고 있는 대전관저고등학교(교장 이차숙) 학교공간혁신 사업이 눈길을 끈다. 변화된 공간은 학생들의 고정된 시각과 생각을 참신한 방향으로 이끈다. 학교와 교사, 학생 모든 교육주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공간 혁신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관저고 현장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대전관저고 교직원들이 학교공간혁신 마인드 제고와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관저고 제공

◆ 체계적·계획적 ‘학교공간혁신’ 선도

지난 1998년 개교한 관저고는 올해 분위기 전환을 위한 학교공간혁신을 실시하고 있다. 1~3학년 모두 27개 학급을 운영 중인 관저고는 대전 서·남부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학교공간혁신사업과 더불어 민주시민 교육 지정 학교로서 시민 교육의 일환으로 민주시민의 정신을 담은 학교공간 혁신을 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명문 학교로서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자 노력 중이다.

사업 추진 기간은 지난 3월부터 오는 11월까지며 리모델링 공간은 지하 미술실을 포함한 로비 공간이다. 기존 지하 공간에 마련된 교실과 로비는 채광이 부족해 습기가 많고 환기가 어려운 구조였다. 접근성 역시 떨어져 교사와 학생 모두의 활용도가 매우 낮았다. 학교는 사업 추진을 통해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수업 환경을 조성하고 지하 공간이 동아리 활동, 휴게, 공연, 전시 등이 가능한 멀티공간으로 재탄생하길 꿈꾸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교직원과 학생들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아울러 등교수업 전부터 교직원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촉진자를 활용한 사용자 참여 수업을 진행했으며 지하 공간의 강점과 약점을 도출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 교육의 모습을 탐구, 방향을 설정했다.

 

대전관저고 학생들이 대흥동 일대 문화공간을 탐방하고 있다. 관저고 제공

◆ 교사·학생 중심의 인사이트 투어

등교수업이 시작된 이후에도 공간혁신사업은 지속된다. 학생 추진위원회가 주축이 돼 성공적인 공간혁신을 이뤄낸 대흥동 일대의 문화 공간을 탐방하며 ‘우리 지역 연계 인사이트 투어’를 실시했다. 학교공간혁신사업이 본격화된 것이다. 학생들은 우리 지역의 문화 공간을 두루 살펴보며 공간의 가치를 인식하고 공간의 힘에 대해 이해했다. 이후 촉진자가 운영하는 참여자 수업, 학교혁신공간 인식 설문 조사, 학교혁신공간 새 이름 공모, 인테리어 소품 DIY 작업 등을 통해 지하 공간의 세부적인 모습을 하나가득 그려나갔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창의적인 사고를 자극하고 탐구심을 키울 수 있었다.

교사들도 학생들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실패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공간에 대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모습을 구상하도록 길잡이 역할을 했다. 또 세종예술고등학교와 전민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교직원 인사이트 투어를 실시, 공간에 대해 이해하고 관저고 지하 공간에 어떤 가치를 담아야 할지를 고민하며 공간 구성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렸다. 학교공간혁신의 마인드 제고와 역량 강화는 필수다. 학교는 교직원의 공간 혁신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자체 연수를 시행했고, 교과수업 및 동아리 활동 등 학교 교육 활동에 학교공간혁신 개념을 활용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심혈을 기울였다.

 

대전관저고 학생들이 대흥동 일대 문화공간을 탐방하며 공간혁신을 위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다. 관저고 제공

◆동아리·자율활동로 배우는 공간혁신

학사일정이 온라인과 대면으로 이뤄지는 녹록지 않은 교육 여건 속에서도 학교는 교과수업과 창의체험활동 등 학교교육과정에 학교공간혁신의 개념을 담은 다양한 수업과 동아리, 자율 활동 등을 운영했다. 이를 통해 모든 학생은 민주시민으로서 공간을 이해하고 공간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얻었다.

학교는 또 학생들이 민주적 공간을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하 공간에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담을 수 있도록 다양한 설문 조사 및 공간 새 이름 공모 활동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공간 주권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으로 지하 공간 개념도를 작성하고 공개한 후 여러 번의 의견 수렴을 거쳐 지하 공간 실제 모형을 학생들이 직접 제작했다.

중간 발표회와 워크숍을 통해 설계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 부분 변경하는 과정을 거쳤다. 완벽한 공간혁신을 위해서다. 모든 과정은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학생 주도적으로 진행하며 최종 설계안을 만들었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간 사용자인 학생과 교직원을 최우선으로 염두했다.

학교는 내달 완공을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설계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지하 혁신공간 진입로의 벽면에 민주시민의 가치를 품은 벽화를 담아낼 예정이다. 한 달여 진행되는 벽화는 학생들이 주제를 선정해 디자인하고 페인팅하는 과정을 거친다. 학생들은 벽화를 꾸미는 작업을 통해 민주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경험하고 그 의미를 벽화에 고스란히 담아낼 채비 중이다.

이 교장은 “사업을 통해 학교 공간이 단순히 입시나 지식 교육만을 위한 삭막하고 각진 공간이 아닌 모두가 행복하고 다양하게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이자 생태적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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