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자연재해로 내년 2월로 수개월 연기
인근 주민·우회 운전자 등 불편 장기화

[금강일보 신익규 기자] 홍도육교 지하화 사업이 더뎌지면서 임시개통과 준공 시기가 또다시 줄줄이 연기됐다. 앞서 토지보상 문제로 개통이 한 차례 미뤄졌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운용 차질과 연이은 태풍·폭우 등 자연재해로 인해 공기를 맞추지 못 해서다.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지만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홍도육교 철거로 인한 차량 소통 문제와 인근 상권 내수침체 문제 등이 길어지면서 불편과 불평이 늘고 있다.

17일 대전시에 따르면 홍도육교 지하차도 임시개통 시기가 내달에서 내년 2월로 4개월 연기됐고 준공일 또한 내년 5월에서 6월로 늦어졌다. 코로나19로 인력 운용이 원활하지 못 했던 데다 우리나라를 덮친 세 차례의 태풍과 잦은 폭우로 지하에 물이 차는 등 공사 여건이 맞지 않아 개통 연기가 불가피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전염병과 자연재해의 후유증으로 늦어졌다고는 하지만 수 년째 우회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과 공사장 인근 주민들 사이에선 불만이 적잖이 흘러나오고 있다. 임시개통 연기가 이번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홍도육교는 지난 2015년 8월 철도시설공단이 397억 원을 들여 경부선-대전선 직하부 182m 길이의 지하차도 공사를 착공했고 2년 뒤인 2017년 시에서도 971억 원을 추가 투입해 818m 구간을 왕복 4차로에서 6~8차로로 확장했다. 이때만해도 홍도육교 지하화 사업 개통 예정일은 2019년 12월이었다.

그러나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토지 보상 문제로 인근 상인들과 갈등을 빚게 됐다. 이에 지하화 과정에 필요한 일부 공정 작업이 진행되지 못 했다. 보상 문제에 발목이 잡힌 시는 2019년이 돼서야 해결하고 올해 10월과 내년 5월을 각각 임시개통 예정일과 준공예정일로 가닥 잡았으나 전염병과 자연재해라는 뜻밖의 복병을 만난 거다.

조속한 개통을 기대해 온 만큼 실망도 적잖다. 특히 홍도지하차도 공사로 인해 한남고가나 인근 도로로 우회하는 운전자들과 공사 현장 주변 상인들의 목소리가 날카롭다. 공사장 인근 자영업자 A 씨는 “진입 통제로 접근성이 떨어지다보니 공사 이후 급락한 매출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역대급 장마라고는 하지만 공사 과정에서 장마철 기간 폭우 문제는 대비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평했다. 이어 “힘들어진 생활고에 코로나19까지 겹치니 죽을 맛인데 준공까지 밀려 앞날이 막막하다”고 탄식했다.

시는 시민 불편과 상권을 위해서라도 이번에 예정한 날짜를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최대한 준공일과 임시개통일을 준수하려 했지만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로 예정일이 밀리게 됐다”며 “내년 2월 개통과 6월 준공을 성공적으로 끝마쳐 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도육교는 지난 1984년에 설치돼 대전 도심 동과 서를 연결하는 관문 역할을 담당했으나 육교 노후화와 출·퇴근 시간 교통 정체 문제 등으로 지하화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신익규 기자 sig26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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