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형제 아직 의식 못찾아...학대 3번 신고했음에도 비극에 충격

연합뉴스

 라면형제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예고된 비극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을 안겼다.

형제는 지난 1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한 4층짜리 빌라의 2층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일어난 화재로 중화상을 입었다.

이들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비대면 수업을 하는 중에 집에서 단둘이 끼니를 해결하려다가 변을 당했다. 홀로 아이들을 키우는 어머니는 화재 당시 지인을 만나기 위해 집을 비운 상태였다.

화재로 형은 전신의 40%에 3도 화상을 입어 위중한 상태이며 동생은 상태가 다소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길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둘 다 부상이 심해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코로나19로 등교를 하지 못했던 형제가 끼니를 때우려다 변을 당한 안타까운 사고로 알려졌던 화재로 알려졌으나 그 뒤에 의외의 '아동학대'가 있었다는 정황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2년 전 형제가 방임으로 인한 학대를 받고 있다는 신고가 처음 들어온 이래, 학대 신고가 무려 세 차례나 있었으며 올해 5월 세 번째 신고가 접수되자 그동안 상담을 진행해오던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더 이상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보고, 형제를 엄마에게서 분리해야 한다는 내용의 피해아동보호명령을 청구했다. 또한 수사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이들이 엄마와 살고 싶다고 말했고, 법원도 “격리보다는 상담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해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그후 사건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학산나눔재단에 따르면 17, 18일 이틀 동안 시민 140여명이 A 군 형제에게 3천만원가량을 기탁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다수 시민은 "아이들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병원 치료비로 써 달라"며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1천만원까지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정 기탁된 후원금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단 측이 모아 집행할 방침이다. 기부자가 기부금의 용도를 지정할 수 있는 '지정 기탁'인 만큼 재단 측은 모인 기부금을 A 군 형제 치료비로 우선 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학산나눔재단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며 "기부금이 기금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되지 않도록 미추홀구와 협의해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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