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함께 성장하고 조화·균형 이뤄야

풍수의 어원은 장풍득수(藏風得水)로 바람을 막아주고 물을 얻는다는 뜻에서 비롯되었다. 풍수는 음양의 원리에 의해 바람과 물이 중요한 위치에 있다. 바람은 양을, 물은 음을 대표하며, 양은 정신적인 정치와 철학에, 음은 경제와 물질에 주안점을 둔다.

풍수사상의 관점에서 지금껏 우리나라 역대 왕조의 수도(首都) 입지(立地)는 큰 산을 중심으로 내륙 산간 분지를 중심으로 장풍국(藏風局)지형에 입지를 선정하였고, 점차 시대의 흐름에 의해 큰 강과 넓은 평야가 있는 득수국(得水局)지형으로 변화됐다. 이는 곧 정치 중심에서 물질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풍수는 음양이 어느 쪽에도 치우침이 없이 균형을 이루는 태극을 이루어야 하며, 정치와 경제가 함께 성장하고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여야 한다.

장풍국은 우리민족의 전통 사상인 산신(山神) 숭배사상에 영향을 받아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분지의 지형에 입지했다. 외부의 침략을 막을 수 있는 방어형 지세이고, 대내 결속을 다질 수 있는 반면, 폐쇄적이고 소극적일 수 있다. 이에 반해 득수국은 평야와 강을 중심으로 입지함으로써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대외 진출이 용이한 지세이다. 물질은 풍부하고 경제적 측면에서는 많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외세 침입의 방어에 어려움이 있고 정신적·철학적 관념의 약화로 물질 만능주의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조선의 도읍(都邑)인 한양은 북악산과 인왕산, 남산, 낙산을 중심으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장풍국이다. 이에 반해 현재 수도인 서울은 한강유역을 중심으로 발전한 전형적 득수국에 해당된다. 한양은 장풍국에 치우쳐 있고, 서울은 득수국으로 기울어졌음을 알 수 있다. 장풍과 득수의 균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부 여당의 행정수도(行政首都) 이전 논의를 노무현정부 이후 또 다시 화두를 던지면서, 정치권과 충청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신행정수도 예정지가 세종시로 확정될 때 풍수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의 견해가 달랐다.

계룡산과 금강 유역을 중심으로 선정된 행정수도 이전(移轉)에 대해 최창조는 “역사적으로 서울은 삼국, 고려, 조선시대를 아울러 중요한 역할과 지위를 가진 최고의 길지고, 도읍을 남쪽으로 옮길 때마다 좋은 기운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통일을 대비해 한반도의 중심지에 수도를 둬야 한다는 천도(遷都:수도를 옮김) 불가론을 주장함으로써 행정수도 위헌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추후 논의될 행정수도 입지 선정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수 있음이다.

따라서 신행정수도의 천도 불가 이유에 대하여 알아보고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첫째로 지금의 서울은 삼국시대부터 국토의 요충지이며, 고려시대에는 남경(南京)으로 수도(도읍)에 준하는 자격을 갖춘 곳이며 조선의 수도였음을 강조했다. 이는 관습헌법에 의한 위헌 판결의 계기(契機)가 되었다.

둘째 고구려와 백제의 수도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천도하는 남하정책으로 국력이 약화되고 결국 나라가 망하게 됐으니, 서울에서 남쪽인 신행정수도로 옮기는 것은 국력을 약화시키므로 부당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남북통일이 되면 남북한의 중심인 개성을 수도로 검토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셋째 도읍의 변천이 우리나라 역사 초기에는 내륙 중심인 장풍국(藏風局)에서 강과 넓은 평야가 있는 득수국(得水局)으로 변했고, 최근에는 넓은 해안 평야로 수도가 옮겨가는 추세이므로 서해안인 경기도 파주 교하지역이 더 타당하며, 내륙인 세종시는 시대 흐름을 역행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이 주인인 계룡산시대의 새로운 수도 천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이 중심인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하는 기존 수구세력의 방패막이가 되지 않도록 이에 대한 새로운 관점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계룡산시대’는 천 년이 넘도록 우리 민족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한 정신적 지주였다. 이는 풍수도참사상으로 계룡산과 금강이 음양으로 결합하여 풍수의 명당 터로서 백성이 주인인 새로운 시대의 도읍이 됨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역사적으로 서울이 절대 왕조 시대의 수도(도읍)라면 계룡산은 백성이 주인인 시대의 수도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모든 권력은 국민 밑으로 내려놓아야 하며 진정한 국민을 위한 시대가 되어, 모든 국민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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