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사망 원인 중 가장 흔한 게 외상
욕실엔 미끄럼 방지 패드, 침대엔 안전가드 필수
멍 들었을 때는 냉찜질로 피 멈추기

대전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주영 교수(왼쪽), 응급의학과 성원영 교수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바뀌어버린 요즘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직장인들의 재택근무가 보편화됐고 학생들에겐 온라인 비대면 강의가 일상화되고 있다. ‘보육 대란’이라는 말은 가정보육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으며 결국 남녀노소 ‘집콕’하는 시간이 점점 늘고 있다. 흔히 ‘집 밖은 위험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집이라고 무조건 안전하기만 할까? 집은 우리가 머무르는 가장 안전한 공간이지만, 반대로 안전사고의 사각지대이기도 하다. 안전사고는 아이들에게만 일어날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발생연령 또한 남녀노소를 불문한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주영 교수, 응급의학과 성원영 교수의 도움말로 집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 미끄러워 위험해요
욕실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노인 안전사고도 많이 일어나는 곳이다. 그중 제일 큰 원인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미끄러운 바닥. 욕실 바닥에 물이 조금이라도 있는 경우 중심을 잡지 못하고 미끄러져 가벼운 타박상에서부터 크게는 뇌진탕까지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욕실 사용 후에 바닥의 물기와 비눗기를 최대한 없애고, 미끄럼 방지용 매트를 깔거나 미끄럼 방지용 슬리퍼를 신도록 한다. 또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와 함께 생활하는 경우 안전손잡이를 설치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아이와 욕실에 함께 있을 때에는 전화나 초인종이 울려도 아이를 혼자 두고 나가지 않는 것이 욕실 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더불어 수도꼭지의 방향은 온수와 냉수 중간 정도에 위치시킨다. 아이가 혼자 수도꼭지를 만지는 일이 생길 경우 갑작스러운 냉수는 심장을 놀라게 할 수도 있고, 온수는 화상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 떨어지면 위험해요
어린이 사망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이 외상이며, 특히 5세 이하 어린이가 많다. 어린이 두부 외상의 가장 큰 원인은 추락이다. 특히 1세 미만의 영아들은 스스로 몸을 제어하지 못하는 만큼 침대, 소파, 가구 등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 침대의 경우 안전가드가 있는 유아용 침대를 사용하면 좋고, 여의치 않으면 침대가 아닌 바닥에 매트를 깔고 재우는 것이 안전하다.

소파나 의자 등에 안전장치 없이 혼자 두어선 안 되며, 주변에 2차 사고를 일으킬만한 장난감이나 가구들은 미리 치워둔다. 만약 사고가 일어나 아이가 다쳤다면 상처를 입은 부위를 깨끗한 거즈나 수건으로 눌러주고 구토할 때는 이물질이 기도를 막지 않도록 머리를 옆으로 향하게 해야한다. 의식불명이면 옆으로 눕히고 머리를 뒤로 젖혀서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옷을 느슨하게 해주고 호흡이 약할 때는 인공호흡을 실시해야 한다.

다친 곳에서 피가 난다면 피가 나는 곳을 심장보다 높게 하고 살짝 눌러 피를 멈추게 한다. 뼈가 다치면 부어오르고 많이 아프기 때문에 움직일 수 없다. 이럴 때는 팔이나 다리 등 다친 부위가 움직이지 않도록 한 뒤 병원으로 간다. 떨어진 아이가 의식을 잃었거나 의식이 흐려지거나 엄마를 몰라보는 경우는 병원으로 즉시 옮겨야 한다. 떨어진 후 갑자기 말을 잘 못하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인다고 하거나, 경련 또는 갑자기 분수처럼 심하게 토를 하거나, 목이나 몸을 잘 움직이지 못하고 심한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만약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머리를 부딪쳤다면 아이가 괜찮아 보여도 목욕은 피하고 격렬한 운동이나 놀이도 삼가고 별다른 이상이 없는지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주영 교수는 “아이가 떨어지거나 넘어진 후에는 며칠간 주의를 기울여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며 “의식이 명료하고 동반 증상 없고 외상이 없다면 대개 큰 부상은 아니므로 대부분의 두뇌 손상은 후유증 없이 좋아진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높이가 1m 이상 이거나 △두통과 구토가 3회 이상 있을 때 △경련를 할 때 △아이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질 때(1시간 이상 지속) △의식이 혼미해 보일 때 △호흡이 불규칙할 때는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도록 한다.

◆ 부딪히면 위험해요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 이곳저곳을 누비려 하는 탓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한다. 성인의 경우도 예외는 없어서, 시선을 다른 곳에 두고 걷거나 어떤 일에 몰두하다 가구 또는 서랍장 문, 식탁 모서리 등에 부딪혀 눈물이 핑 도는 아픔과 함께 시퍼런 멍 자국과 마주하곤 한다. 만약 아이가 다른 외상 없이 다리나 팔 등에 멍이 들었을 때는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으나 타박상 부위가 움푹 들어갔거나 만질 때 많이 아파하는 경우에는 병원에 가서 의사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타박상을 입었을 때는 우선 환부를 높게 하고 물이나 붕산수로 해당 부위를 차게 한다.

멍이 들었을 때는 즉시 냉찜질을 해주면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이 피부조직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막아 멍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며칠 지난 멍을 치료할 때는 뭉친 혈액이 분산되도록 반대로 온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 팔이나 다리에 멍이 들었다면 심장보다 높은 위치로 올려 멍든 부위로 피가 몰리는 것을 막는다. 다만 주의할 점은 멍이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처음부터 온찜질을 하게 되면 오히려 염증을 더 유발할 수 있다.

◆ 날카로워 위험해요
칼 혹은 날카로운 물건에 베였을 경우 우선 지혈을 해야 한다. 출혈이 심하지 않은 상처는 거즈나 깨끗한 수건, 헝겊을 상처 위에 대고 직접 누르거나 압박 붕대가 있을 경우 상처에 거즈를 두껍게 대고 단단히 감으면 된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성원영 교수는 “상처가 심해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면 상처부위를 압박하면서 손상 부위를 심장보다 더 높이 들어 올려주면 지혈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칼에 베어 피가 나는 경우 깨끗한 흐르는 물로 헹궈주고 연고를 바르거나 습윤드레싱을 감아주는게 좋으며 만일 녹이 슨 칼, 가위등에 베인 경우라면 파상풍의 위험이 있기에 병원을 찾아 파상풍 예방주사를 맞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만약 요리 등을 하다 손가락 일부가 절단이 됐을 경우에는 △절단된 부분을 생리식염수로 세척하고 △생리식염수로 적신 거즈로 싸서 △비닐봉지나 밀폐용기에 넣어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한 후 △비닐봉지나 밀폐용기를 얼음물에 담가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이때 절단 조직이 얼음에 직접 닿아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흐르는 피를 휴지로 닦아내고 밴드를 붙이거나 지혈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입에 물고 빠는 등의 대처를 하는데 이와 같은 경우는 2차감염으로 번질 위험이 매우 높으니 주의해야 한다.

 

도움말=대전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주영 교수, 응급의학과 성원영 교수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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