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금강일보] 아침 저녁으로 긴 소매를 찾게 되는 계절이 왔다. 가을이라는 것이 확연히 느껴지면서 날씨도 정말 쾌청하다. 가을이 되면 사람들도 옷장에서 따뜻한 옷을 계절에 맞게 꺼내 입듯 차량도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여름철 휴가 다녀온 후 차량 관리하는 요령과 유사하게 가을이 되면 한번 정도는 내·외부 청소를 신경 써서 해야 한다. 염분이나 오염물질로 인한 부식을 막고 차 내에 남아 있는 음식물 찌꺼기 등은 장시간 운전 시 불쾌한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물론 차량 청소는 추석 연휴 전에도 필요하지만 고향에 다녀온 후에도 한 번 더 조치가 필요한 부분이다. 한 가지 유의할 사항은 주말 캠핑이나 명절 고향에 다녀온 후 차량을 청소할 경우 모래나 진흙이 묻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자동 세차기 사용은 바람직하지 않다. 강한 수압 때문에 차체에 붙어 있는 모래가 스크래치를 발생시킬 수 있어서다. 내부 습기를 없애주기 위해 자주 차 문과 창은 열어두고 건조시키는 것도 중요한 요령이다.

가을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배터리 점검이다. 물론 에어컨, 히터, 오일, 열선, 안개등, 타이어 체크도 빼 먹으면 안되는 포인트다. 에어컨과 히터는 여름과 겨울에 주로 사용하고 일 년 중 반 이상은 사용하지 않는 부품이라 고장 나기 쉽다. 에어컨은 가을 이후에도 일주일에 5분 정도 틀어주는 습관이 필요하고 히터도 춥지 않더라도 가끔 작동 시켜줘야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오일은 엔진오일 이외에도 브레이크오일, 변속기오일 등 여러 종류를 평소 다니던 카센터에서 점검하기 바란다.

가을 이후 쌀쌀해지는 날씨에 가장 큰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이 배터리다. 장거리 운전 시 특히 명절에 고향에 다녀 올 경우 비포장 도로를 운전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배터리 케이스와 터미널이 반복되는 진동에 헐거워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체크하고 조여줘야 한다. 헐거워진 채로 주행할 경우 전해액이 흘러나올 가능성도 있고 접촉 불량이 발생하거나 부식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필자 지인 중 명절에 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 본가를 가던 분이 급히 전화로 문의한 사항이 있다. 고속도로를 주행하다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계기판 불이 깜빡이고 엔진도 시들시들 시동이 꺼지려고 한다는 것이다. 생각나는 것이 있어 최근 차량을 정비했냐고 물었고 전날 오일 및 배터리 교환을 했다는 답을 들었다. 필자는 휴게소에 들어가서 배터리 연결 부위가 헐렁해져 있는지 점검하라고 했고 잠시 후 헐거워진 배터리 연결 부위를 조인 후 증상이 사라졌다는 전화가 왔다. 정비사의 실수 혹은 정비차량이 밀리는 경우에 급히 서두르다 보면 정말 믿기 어려운 이런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급 브레이크 작동 시 차량이 밀리면서 배터리와 연결부위가 잠깐 떨어졌다 붙었다 했던 것이다. 필자는 해외 출장이나 휴가 등으로 청주공항에 차량을 5일 이상 세워둘 경우에는 주차 후 아예 배터리 단자를 분리해 놓는 습관을 갖고 있다. 그리고 평소 비포장도로 장시간 운행 후에는 배터리 단자를 살피고 다시금 조이는 식으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 블랙박스를 주차모드에서 작동시키는 때는 장착해준 상태로 그냥 두지 말고 블랙박스 셧다운 최저 전압 기준 수치를 높여놓도록 셋팅 값을 바꿔주는 것이 쌀쌀한 날씨 시동불량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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