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호(10평)에 35억…세대 당 2억 넘어
평당 건축비, 일반에 비해 3배가량 높아
업계 “건축비 내역 등 투명 공개해야"
市, “모듈러 장점 많아…보증금 등 저렴"

한 업체가 지은 조립식 모듈러 주택이 산뜻한 세련미를 선보이고 있다. 이 주택의 평당 건축비는 300만-400만 원대다. '사랑의집'과 가격대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중권 기자

[금강일보 서중권 기자]

모듈러주택(modular)은 건설 기본 골조와 전기 배선, 온돌 등 주택 자재의 대부분을 공장에서 제작, 간단하게 조립 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일반 건축비용의 절반 이하로 지을 수 있다는 것 등을 장점으로 들고 있다.

◆ 소규모 조립주택 불구 설계비·위탁수수료만 3억 원대

서민을 위한 주택답게 임대료 등이 싸다는 점을 볼 때, ‘사랑의집’은 좀 더 싸고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었다는 건설업계의 지적이 제기됐다.

이 사업의 시작은 이춘희 세종시장이 지난 2018년부터 국비 23억, 시비 12억 등 사업비 35억의 예산을 세우면서다.

각종 의혹의 배경에는 이 시장이 간단한 조립식 주택인데도 불구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위탁하면서 불거졌다.

‘사랑의집’ 사업비 35억 가운데 국비 23억은 LH가, 나머지 예산은 세종시가 사용했다. 시의 경우 땅 매입에 3억 8800만 원, 시설비 및 부대비용 등 12억 원이다.

LH는 건물공사비 등 모듈러 공사에 20억 원을 들였다. 용역비(설계비) 1억 5000만 원, 위탁수수료 1억 원 등이다. LH 관계자는 “이 예산은 아직 정산되지 않은 상태여서 유동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부 디테일한 예산 공개에는 난색을 표했다.

◆ 일반 모듈러보다 턱 없인 높은 건축비 … 1세대 당 2억 1800원 꼴

이렇게 35억을 투입한 ‘사랑의집’과 관련해 시는 “임대료가 저렴해 서민들의 안정적인 주거환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사랑의집’은 견고성이나 안정성에 취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구나 층간소음은 심각한 사생활침해 등 이웃 간 분쟁의 소지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정상절차에 따른 투명한 예산사용을 했는지 의문이 간다. 본보가 앞서 지적했듯 시공사 선정부터 위장과 불법 등 논란이 있었던 극동건설의 부실시공도 문제다.

시공비에 대한 단가 차이도 엄청나다. 모듈러 공법의 일반적 평당 단가는 300만∼400만 원대다. 사랑의집은 건축면적 523㎡(158평), 이에 소요되는 예상 건축비(평당 400만 원)는 6억 3000만 원가량이다. 땅 매입비는 3억 8000만 원이다.

여기다 용역비, 위탁수수료, 조경비(6000만 원), 전기, 부대시설 등 제반경비 6억∼7억 원 등의 예산까지, 넉넉잡아 공사비 총 18억 원대에 지을 수 있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추산이다.

◆ 시민단체 “시-LH 불투명 공개 땐 국민청원 등 민원”

그런데도 시-LH는 10평 규모로 지은 16세대 주택을 사업비 35억, 세대당 2억 1800만 원 꼴로 지어 임대를 준 것이다. 건축비는 평당 일반 공사비보다 3배가량 높은 가격대다.

세종시가 최초 도입한 모듈러공법의 장점인 저렴한 건축비를 감안할 때, 차 떼고 포 뗀 사랑의집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민단체는 “시-LH가 예산내역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을 경우 국민청원이나 감사원감사 등에 민원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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