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캇, 애플망고 등 전년보다 급증
상차림 간소화, 귀성 자제 분위기 영향

[금강일보 조길상 기자] 명절 상차림 간소화 트렌드가 강해져 가는데다 코로나19 여파로 고향 방문 자제 분위기까지 겹쳐지며 올 추석 선물로 샤인머스캇, 애플망고 등 이색 과일이 주목받고 있다. 감사한 마음에 직접 찾아뵙지 못하는 미안함이 더해지며 상대적으로 고가인 이색 과일 선물 수요가 늘어난 까닭이다.

현대백화점의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21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판매 매출을 분석한 결과 샤인머스캇, 멜론, 애플망고 등 이색 과일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전체 과일 선물세트 매출 신장률(20.2%)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샤인머스캇 매출은 1년 전보다 84.2% 급증했고, 멜론과 애플망고 역시 각각 56.3%, 61.2%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 14~17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샤인머스켓’이 포함된 선물세트 판매량은 지난해 보다 배가량 늘었다.

백화점 관계자는 “명절 상차림 간소화 트렌드가 지속되는데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귀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례와 성묘 등에 사용되는 제수용 과일보다 이색 과일을 선물하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직접 고향이나 지인을 찾아가지 못하는 미안함을 선물로 대신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이색 과일들이 고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샤인머스캇, 멜론 등의 작황이 좋았던 것도 한 몫 한다”며 “전통적 명절 과일인 사과와 배는 올해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반면 국내산 샤인머스캇과 멜론, 애플망고는 하우스에서 재배되다보니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고 덧붙였다.

추석 이색 과일 선물세트 수요가 늘어나자 백화점업계는 물량을 대폭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전년 추석 4000세트(10톤 물량)를 판매한 샤인머스캇의 경우 올해 50% 이상 확대해 6000세트(15톤 물량)을 준비했다. 역대 최대 물량 규모며 선물세트 품목도 지난해 보다 두 배 늘린 11개 품목으로 구성했다. 애플망고와 멜론 물량도 1년 전보다 세 배 이상 늘렸다. 프리미엄 애플 망고 중 하나인 ‘제주 왕망고’와 국내산 ‘칸탈로프 멜론’ 등으로 구성된 20여 종의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올 추석 코로나19로 귀향을 포기한 직장인 A(39·여·대전 서구) 씨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부모님도 내려오지 말라고 하시는 데다 직장 내 분위기도 올해는 귀향 대신 집에서 보낸다는 이들이 많아 귀향 자제에 동참키로 했다”며 “바쁘다는 핑계로 그간 자주 찾아뵙지 못했는데 명절마저도 움직이기 어려워진 대신 선물이라도 좋은 것을 보내드렸다”고 말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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