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칼럼] 쇼팽의 러브 스토리
  • 금강일보
  • 승인 2020.09.23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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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보 대전음악협회장
강연보 대전음악협회장
강연보 대전음악협회장

[금강일보] 피아노의 시인, 피아노의 영혼, 피아노의 마음이라 알려진 프레데리크 프랑수아 쇼팽은 평생 피아노곡밖에는 쓰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엊그제 추분이 지난 오늘 가을의 문턱에서 쇼팽의 피아노곡을 듣고 있으면 풍성한 달빛을 느낀다. 달빛에 정화돼 고요히 빛나는 마음속에서 꿈꾸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쇼팽은 프랑스대혁명을 피해 폴란드로 망명해 프랑스어 교사였던 아버지와 폴란드의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1810년 3월 1일에 태어난다. 6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8세 때 신동의 명성을 얻었으며 12세 무렵부터 바르샤바 음악원 원장에게 이론과 작곡을 배웠고 14세 때 최초의 작품인 론도를 출판했다. 20세 때 빈 유학 중에 조국 폴란드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으나 귀국해 군대에 입대할 수 없었던 쇼팽은 피아노에 의지해서 애국의 열정을 작곡에 기울이는 수밖에 없었다. 오스트리아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으나 쇼팽은 당장 귀국, 군대에 입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는 애국의 열정을 피아노에 의지해 자곡을 함으로써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 조국과 전쟁 중인 오스트리아를 떠나 프랑스 파리로 향했다.
평소 동경했던 파리는 무명의 천재를 당장 받아들여주지 않았지만 섬세하고 고상한 쇼팽의 연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특히 프란츠 리스트와의 만남은 쇼팽의 존재를 더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리스트는 쇼팽의 천재성을 재빨리 인정하고 파리악단에 소개해 주면서 쇼팽이 파리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쇼팽이 피아노의 세계에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업적은 참으로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는 기교와 표현에서 찬연하게 진가를 나타냈으며 음악의 세계에 군림하기 시작했다. 예술가에게 연애는 필수적이겠으나 쇼팽과 죠르쥬 상드의 사랑만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일은 없을 것이다.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곳은 파리의 프란츠 리스트 집이었다. 생 제르맹 가(街)의 귀족과의 교제에 권태를 느껴 고독감에 빠져있던 쇼팽에게 리스트의 집에 모이는 문학가와 예술가들과의 교류는 매우 보람 있는 일이었다. 이 중에서도 남장으로 담배를 꼬나물고 언제나 한쪽 구석에서 외로움을 달래던 여류작가 죠르쥬 상드의 모습은 유독 쇼팽의 눈을 끌었다. 그는 남다른 태도의 뒤에 숨겨진 상드의 우아하고 어여쁜 마음씨를 꿰뚫었으며 또한 상드도 쇼팽의 천재적인 음악의 재능과 다정다감한 성격에 끌리기 시작했다.

당시의 파리는 격동의 시대를 겪고 있었다. 사람들을 홀리는 사랑의 로맨스를 주로 쓰고 있던 상드도 민중을 지키는 사회정의에 작품의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로 인해 그동안 그녀를 둘러쌌던 귀족들의 태도가 일변해 그녀를 미워하기 시작했다. 1838년이 저물 무렵 파리 사람들이 깜짝 놀랄 사건이 발생했다. 그 당시 파리에서 인기스타였던 쇼팽이 조르쥬 상드와 지중해의 여행길에 나섰다는 것이다.

생 제르맹 가(街)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위대한 쇼팽이 상드와 사랑하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갖은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원래 비슷한 감성과 사상을 품고 있던 쇼팽과 상드에게 갖은 모략과 획책은 두 사람을 분열시키기보다 더 돈독하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했다. 드디어 그들은 마요르카 섬에서 사랑의 동거생활을 시작했다. 쇼팽의 고독은 그녀의 출현으로 치유되어 그의 창작력은 더욱 확대되었다. 폐결핵에 병든 그의 몸을 상드는 알뜰히 간호하며 애정을 퍼부었다. 따라서 쇼팽의 작품 중 더욱 빛나는 것은 실은 조르쥬 상드와의 사랑의 생활 속에서 얻어진 것이다. 그러나 사랑에 이별은 필연적인 것이었다. 1847년의 여름, 파리의 거리에 화려한 사교생활을 좋아하는 상드와 내성적인 성격의 쇼팽이 드디어 헤어졌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별로 인한 쇼팽의 실의는 거대했고 폐결핵으로 인한 건강 악화와 맞물려 그의 작곡가로서의 정열도 사라졌다. 그 후 쇼팽은 작품도 남기지 못하고 1849년 10월 17일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3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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