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을 완화해 줄 키워드 ‘공감력’

[금강일보] 훗날 2020년을 기억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코로나19, 긴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 무엇 하나 즐거울 것 없이 일상이 파괴되고 경제가 파탄이 나서 서로 힘들었다고, 그래서 아주 우울한 한 해였다고 기억될 것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의 마음에 여유와 너그러움이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광화문 집회, 교회의 종교행사, 최근 의료인 집단행동 등에 대한 뉴스 댓글과 관련 유튜브 등에는 혐오와 증오가 넘쳐난다.

대중의 적개심과 내 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분노와 우울함에 덜컥 겁이 난다. ‘우리 사회 이대로 괜찮을까?’ 고심하던 차에 충청남도교육청 통합전자도서관에서 ‘더 나은 인간 더 좋은 사회를 위한 공감선언’이라는 책을 만났다. 이 시대 우리 사회에 해답을 줄 것만 같았기에 그저 책 제목을 읽는 것만으로 반가웠다.

책은 ‘공감은 가족, 친구, 단체, 그리고 종교나 인종 등 비슷한 점을 공유하는 집단에서 가장 강력하게 발휘된다. -중략- 하지만 종족 내에 강한 유대감이 존재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종족 외 사람에게는 적대감이 존재하며, 이것이 극단적으로 나타날 때 사회 전체가 공감 없는 사회가 된다’는 영장류 동물학자 프란스 드 발의 말을 인용하며 시작한다. 이어 부족주의적 인간 본능에서 기인한 외부 집단에 대한 적대감이 정치적으로 선동되었을 때 홀로코스트, 아르메니아 대학살, 르완다 대학살 등의 끔찍한 결과가 초래되었음을 설명한다. 그리고, 뇌과학과 심리학의 학문적 성과로 알려지게 된 공감에 관련한 과학적 사실들과 공감능력이 구체적으로 사회에서 어떻게 기능한지에 대한 자세한 사례와 연구들을 뒤이어 제시한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점은 각종 인종차별과, 종교, 정치적 갈등을 완화해 줄 키워드 ‘공감력’은 교육을 통해 길러진다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해 준다는 것이다. 인지적 교육과 정서적 교감을 통해서 공감력을 높여 사회적 갈등을 줄여나간 사례, 의료 종사자들의 공감 교육을 통한 드라마틱한 효과, 교도소 재소자들의 재범률을 낮춘 사례 등은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저자 피터 바잘게트는 마지막으로 예술과 문화가 공감 기술을 높이는데 효율적인 장치임을 제시하고 공감대가 크게 형성되는 미래를 위한 비전과 점진적 단계들을 정의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다양한 집단 간 갈등이 나날이 고조되며 서로를 향한 이해와 포용보다는 배타적 공격이 횡횡하는 요즘 이 책을 통해 공감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또한 나의 공감지수와 우리 사회의 공감력을 키우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최남주(충청남도천안교육지원청성환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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