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계몽군주' 발언부터 진중권 "박근혜 정권과 다를게 없어" 비난까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공무원 피격 사건`을 바라보는 문재인 정부의 시각을 비판하며 `공감능력`을 문제 삼았다.

정부의 대응이 세월호 사건 당시 박근혜 정부의 인식과 다를 게 없다는 주장이다.

진 전 교수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북한이 우리 공무원을 사살한 사건을 언급하며 "이념을 떠나 평범한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고통받는 이는 유가족"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세월호 유가족 입장에 공감하지 못했던 게 박근혜 정부의 문제였는데 그것을 비판했던 사람들이 정작 이번 사태에서는 사살된 공무원의 유가족 입장에 공감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정은이 사과를 했으니 '희소식'이라며 그분의 희생이 결국 '전화위복'이 됐다는 둥 해괴한 소리를 내놓는 것은 과거 세월호 방명록에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적을 당시의 정서에서 한치도 달라진 게 없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전남 진도 팽목항에 마련된 방명록에 이처럼 썼다가 논란을 샀다.

진 전 교수는 또다른 글에서 같은 맥락으로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나를 불편하게 하는 건 이슈를 바라보는 정부 사람들의 평가"라며 "김정은의 사과가 나오자 '전화위복' 됐다고 외치는데 그들의 머릿속 가치체계 속에선 국민의 생명보다 남북관계가 더 상위에 있다는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지금 태연히 그런 얘기를 늘어놓을 때인지, 세월호 때 박근혜 정부 사람들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학교 교수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리더십과 관련, ‘계몽군주 같다’고 평가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계몽주의 사상가들이 땅을 칠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26일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위원장에 대해 "절대권력의 수령이 계몽군주가 아니라 제어불능의 폭군이 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유시민 이사장이 김정은의 계몽군주화를 기대하는 건 자유이나 현실은 똑바로 봐야 한다"며 "최악의 폭군이 발뺌용으로 무늬만 사과를 했는데도, 원인행위는 사라지고 사과 생색만 추켜세우면서 김정은을 계몽군주로 호칭하면 김정은의 만행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근대 시민계급의 확장을 도모한 군주를 계몽군주로 부른다. 봉건시대 이후 근대 민주주의 시대로 가는 가교 역할을 했다"며 유 이사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이어 "김정은은 고모부를 총살하고 이복형을 독살하고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한국의 민간인을 무참히 사살하고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25일 오후 1시30분부터 노무현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 '10·4 남북공동선언 13주년 기념 대담' 사회자로 출연해 "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그 이전과는 다르다"며 "이 사람이 정말 계몽군주이고, 어떤 변화의 철학과 비전을 가진 사람이 맞는데 입지가 갖는 어려움 때문에 템포 조절을 하는 게 아닌가, (질문을 받는데) 제 느낌에는 계몽군주 같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