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권 세종본부장

서중권 <세종본부장>

[금강일보 서중권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일부 직원들의 금품수수혐의 수사가 일파만파다. 고질적인 입찰비리가 빚은 ‘먹이사슬’ 구조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주목하는 것은 조달청을 통해 입찰을 하지 않고, 특정업체에 맞춤형 발주로 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다.

이 같은 입찰비리 의혹 수법은 세종시 신도시(행복도시)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행복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공사 가운데 상당수가 입찰비리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건설업계의 고질적 병폐, ‘비리의 온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

‘전의 사랑의집’에서 드러나 입찰비리 의혹은 은밀한 끼워넣기다. 10평 규모 16세대를 짓는 취약계층 보금자리까지 비리의혹으로 얼룩졌다. 총 예산은 35억, 공사비 20억 원이다.

이 사업을 위탁받은 LH 세종본부(본부장 임동희)가 ‘맞춤형’으로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확인됐다. 신도시 반곡동 4-1생활권 M4 블록 공공주택을 시공하는 극동건설에 끼워넣어 준 것. 이는 국가계약법을 위반한 행위다.

또 ‘모듈러’방식으로 지은 ‘사랑의집’은 건축비가 턱 없이 부풀렸다는 의혹과 심각한 층간소음 등 문제점 투성이다.

이에 대해 세종시는 LH에 위탁한 사업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시의 이 같은 해명은 ‘눈 가리고 아옹’이다. 이춘희 시장의 공약인 전의 ‘사랑의집’은 지난 2018년 계획됐다. 더구나 M4 공공주택 사업장에서 사랑의집까지 거리는 30㎞ 떨어져 있다.

사랑의집은 지난 15일 준공, 입주를 시작했고, M4 공공주택은 이달 착공에 들어갔다. 세종시가 정상대로 사업을 추진했더라면 공개입찰을 통해 지역건설업체가 참여했어야 한다.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세종시가 고작 20억 원대의 공사를 왜 LH에 위탁하는 가에 있다.

결국 이 사업의 실체를 뜯어보면, 20억 원대의 공사는 특정 외지업체에 맞춰졌다. 수억 원대의 높은 공사단가, 설계비, 위탁수수료, 부대비 등 3억 원이 지출됐다.

차 떼고 포 뗀 사랑의집 짓기, 누굴 위한 주택인가?라는 의문부호를 남긴다.

국민건강공단 직원들이 수사선상에 오른 맞춤형 발주는 사랑의집 짓기와 동일한 수법으로 진행됐다.

‘사랑의집’ 역시 공개입찰을 피하고 기워넣기로 공사를 밀어줬다.

이와 관련해 시는 “LH에 위탁한 사업”이라며 선을 긋고, LH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춘희 시장이 지난해 6월 ‘공무원특별분양’에 막차로 당첨됐다. 공교롭게도 이 아파트는 4-2생활권으로 LH가 주관하는 공동주택이다.

물론 합법적이다. 이 시장의 아파트 특별공급 당첨 대상지가 LH란 곳에 이의를 제기할 명분은 없다. 다만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매지 말라는 옛말은 곱씹을만하다.

어찌됐거나, 35억 원 규모의 서민주택 사업까지 손 뻗친 입찰비리 의혹에 대해 어물쩍 넘어갈 순 없다. 서민주택 1·2호처럼 뭉개기가 통한다면 ‘비리의 온상’은 끝없이 진행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춘희 시장과 LH 세종특별본부 임동희 본부장의 설득력 있는 해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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