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자원순환학교 생태 교육
‘폐자원 업사이클링’으로 새로운 가치 모색
일상에서 실천하는 환경보호 방법 터득

[금강일보 김지현 기자]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다고 인식되는 각종 생활필수품조차 폐기물을 양산하며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 늘어만 가는 산업폐기물로 인해 지구촌이 병들어 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다.

깨끗한 환경은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라는 점이 편리와 이익 앞에 퇴색되고 있다는 그런 우려 말이다. 이는 최근 교육현장에서 산업폐기물을 줄여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친환경 교육을 펼치고 있는 절실한 이유와도 맞닿는다.

이런 가운데 세종시교육청이 추진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 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변화하는 지구환경문제를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고, 지역에서 버려지는 폐자원에 디자인을 더해보며 자연과 공존하기 위한 다채로운 교육을 펼치고 있는 현장을 들여다본다.

◆ 찾아가는 자원순환학교

찾아가는 자원순환학교는 변화하는 지구환경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는다. 이곳에서는 쓰레기 분리배출 방법, 재사용·재활용 체험 등 폭넓은 주제들로 환경·생태적 삶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찾아가는 자원순환학교는 학생들에게 자원순환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학교 교육에서 환경 및 생태 교육의 중요성은 대두되고 있으나, 마을 단위의 생태 및 자원순환의 교육과 체험의 기회가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에 찾아가는 자원순환학교를 만들어 마을에서 참된 환경보호 방법을 전달하고, 다채로운 체험활동으로 환경·생태적 삶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찾아가는 자원순환학교의 주재료는 폐종이다. 이는 국내 재활용 자원 중 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종이팩이 폐종이와 혼합돼 버려져 양질의 펄프가 자원화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인식시키고, 종이팩의 분리 배출 및 재활용을 일상에서 실천하도록 이끌기 위함이다.

학생들은 마을에서 종이팩을 분리수거하고, 나아가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제작해보는 등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는 과정을 거쳐 비로소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주요 활동 내용은 기후변화,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쓰레기로 인한 지구환경 문제점 이해하기, 물건 고쳐 쓰기, 가치 있게 사용하는 친환경적 생활 습관 유도 등이다.

특히 삶에 대한 가치관과 기본적인 일상생활 습관이 자리 잡는 7세 유아들을 대상으로 자원순환교육을 펼치고, 자원의 선순환 구조를 이해하도록 이끌어 학교나 가정에서도 구성원들과 함께 스스로 실천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원순환학교는 아이들의 발달과정과 눈높이에 맞춰 놀이와 게임을 실시하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체험 위주의 교육과 활동을 제공,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적인 사고를 키우는데 주력한다.
 

업사이클링 메이커학교 강사가 지난 19일 세종 관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산업폐기물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세종 관내 학생과 학부모들이 지난 19일 업사이클링 메이커학교에서 양말목을 활용해 컵 받침을 만들고 있다. 김지현 기자
업사이클링 메이커학교 강사들과 학생들이 단체 줄넘기를 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세종 관내 학생이 업사이클링 메이커학교에서 양말목으로 만든 줄넘기를 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컵 받침, 머리끈, 줄넘기 완성작. 김지현 기자

◆ 작은 실천이 만드는 ‘업사이클링’

재활용을 통해 진정한 자원순환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색다른 배움의 장이 개최됐다. 낡았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렇지 않게 버려지는 폐기물을 새로운 용도로 재탄생시키는 2020세종마을교육공동체 마을학교-업사이클링 메이커학교에서다. 지난 19일 세종 관내 학부모와 학생 16명은 지역에서 버려지는 폐자원의 활용 방법을 바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업사이클링 메이커 활동을 통해 친환경적인 사고와 생활 태도를 익혔다.

페트병과 낡은 신발엔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었다. 벽면 선반에는 유리병을 납작하게 압축해 만든 시계가 놓여있었고, 칠판 한켠에는 프라이팬과 과자캔으로 만든 시계가 걸려 있었다. 의미와 재미를 더한 업사이클링 메이커학교의 풍경이다. 모든 폐기물들이 활용 가치가 높은 물건으로 되살아나는 이곳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산업폐기물의 심각성에 대해 배우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산업폐기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책없이 방치하면 감당할 수 없는 심각한 지경이다. 세종시만 해도 하루 113톤의 쓰레기가 배출되고 있는데 이는 향후 3년 이내 처리용량을 초과하는 수치다.

산업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업사이클링 메이커학교의 활동은 이러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환경 파괴가 심각해질수록 우리는 맑은 공기와 깨끗한 자원들을 잃게 된다. 이제 환경과 공존하기 위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업사이클링 메이커학교는 이날 양말목을 활용해 진정한 자연순환의 의미를 전파했다. 체험활동의 주재료인 양말목을 바구니에 모아보니 어느새 알록달록한 준비물로 탄생했다. 진정한 재활용은 또 다른 폐기물을 만들지 않는 것. 그렇기에 컵·냄비 받침, 방석, 줄넘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재료는 오로지 양말목뿐이다.

옹기종기 둘러앉은 참여자들은 양말목을 엮었다. 손쉬운 방법에 학생들은 어렵지 않게 컵 받침을 뚝딱 만들어냈다.

반곡초 장이찬(11) 군은 “우리나라에서 쓰레기가 이렇게까지 많이 나오는 줄 몰랐다. 컵 받침을 만들었는데 쓸모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으로 멋지고 유용한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재활용으로 환경을 지킬 수 있어 뿌듯하다”며 “앞으로 쓰레기를 버리기 전 새로운 물품으로 만들어 봐야겠다”고 대견하게 말했다.

재활용 교육은 학부모들에게도 큰 배움을 선사했다. 박윤자(48·여) 씨는 “아이들에게 환경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참석했다. 그동안 학교에서 배울 수 없었던 것들을 배우는 모습을 보니 굉장히 뜻깊다”며 “커피찌꺼기를 거름으로 사용하고, 깡통으로 화장품 케이스를 만드는 등 별거 아닌 것 같은 작은 행동이 자연을 지킬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만족해했다.

양말목을 하나씩 엮으니 기다란 줄넘기가 됐다. 직접 제작한 줄넘기는 학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넓은 마당에 하나 둘 모인 학생과 교사들은 줄넘기 체험을 했다.

지난 2018년부터 운영된 업사이클링 메이커학교는 지구를 지키는 다채로운 체험활동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신미정 업사이클링 메이커학교장은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물건을 만들어보며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배우길 바란다. 환경교육은 실천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은 장확한 재활용 분리배출을 인지하고, 학부모들은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들며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가정에서도 진정한 리사이클링을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글·사진=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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