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배려와 따뜻한 말 한마디
사이버·언어폭력 예방 캠페인에
‘사과데이’로 진심담은 편지 전달
선말·선플달기로 소통 주고받아

지난 8월 사과데이를 맞아 친구에게 평소의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쓰고 있는 학생들 모습. 가수원중 제공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으로 교실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의 핵심은 거리두기다. 교사들은 방역수칙에 따라 학생들에게 늘상 거리두기를 강조하지만 그와 함께 꼭 호소하는 것이 ‘마음은 가까이’하라는 것이다. 몸은 멀리 있으나 마음만은 어느 때보다 가깝게 해 감염병으로 어려운 오늘의 상황을 극복해 나가자는 염원이기도 하다.

이것은 학교폭력 예방과도 큰 연관성을 갖는다. 학교폭력 예방의 선제조건은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가수원중학교(교장 김윤희)에선 ‘진실한 사람, 슬기로운 생활’이라는 교훈을 기치로 학교폭력을 예방해 미래 사회를 이끌 도덕적이고 창의적인 세계인을 육성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들이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학사 운영 단축으로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줄었다. 그 만큼 교실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은 감소했지만 거꾸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비롯한 온라인에서의 사이버폭력 빈도는 늘고 있다. 가수원중 학생회와 자율선도부가 사이버폭력과 언어폭력 근절에 앞장서고 있는 연유다.

학교에선 학생들의 등교 시간에 맞춰 학생회와 자율선도부 학생들이 20분 간 중앙현관에서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사이버폭력과 언어폭력을 근절하자는 문구가 담긴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캠페인을 펼친다. 피켓과 현수막을 들지 않은 학생들은 등교하는 친구들에게 학교폭력 예방 표어가 붙은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나눠주며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을 예방하고 있다.

학생회장 오유림 양은 “등교맞이 캠페인을 위해 약 200개의 마스크와 손 세정제에 학교폭력 예방 표어 라벨을 붙이는 작업이나 아침 잠을 줄이며 서둘러 등교해 피켓과 책상을 중앙현관까지 옮기느라 힘들지만 친구들과 후배들이 활짝 웃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흡족해했다.

가수원중 학생들이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 예방 피켓을 들고 등교하는 친구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가수원중 제공

지난 8월 여름방학을 앞두고 벌어진 사과 데이도 친구사랑을 실천한 대표적인 캠페인 중 하나다. 학생들은 친구에게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미안한 감정을 알록달록한 편지지에 글로 담아 전달했다. 친구의 진심 어린 편지를 받은 학생 일부는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단다. 편지를 작성하며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가수원중은 올 2학기를 맞아 새로운 친구사랑 3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1학기에는 친구사랑 3운동 실천 과제 중 ‘고운 말씨’에 초점을 뒀다면 2학기는 ‘바른 예의’와 ‘따뜻한 소통’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칭찬사례 대회, 함박웃음 그림전, 내 친구 자랑하기 대회 등을 열어 바른 예의를 실천하고 사이버 예절 슬로건 만들기, 선말·선플 달기 등의 활동으로 따뜻한 소통을 주고받는 시간을 갖는다.

김 교장은 “모든 교사들이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촉발한 암담한 현실을 학생 사이의 공감과 소통, 사랑이 있는 행복한 학교를 구현해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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