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연구소 ‘꿈꾸는다락방’ 대표

영화 ‘땡큐, 대디’는 조금 특별한 아들 줄리안의 꿈을 위해 불가능한 도전에 나선 아버지 폴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전신마비 장애아들과 함께 40여 년간 달리고 있는 ‘팀 호이트’ 부자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전신마비 장애로 말을 할 수 없었던 아들 릭이 컴퓨터를 통해 던진 첫 마디가 “RUN”이었고 이후 아버지 딕은 아들과 함께 달리기 시작해 풀코스 마라톤 64회, 철인 3종 경기 6회, 단축 철인 3종 경기 206회 완주, 달리기와 자전거로 6000㎞ 미국대륙횡단 등을 실시해 전 세계인을 놀랍게 했다.

영화는 프랑스의 한 시골 마을에 사는 아버지 풀이 직장에서 해고되면서 시작된다. 아버지 폴은 장애가 있는 아들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해 방황하며 겉돌고 엄마는 그런 아버지와 갈등하며 아들을 감싸고 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 줄리안은 아버지가 젊은 시절 철인 3종 경기에서 메달을 땄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뇌성마비 아들을 데리고 철인 경기를 완주한 팀 호티트 부자처럼 우리도 철인 경기에 도전하자고 아버지에게 제안한다. 아버지 폴은 바보 같은 소리라며 강하게 반대하지만 줄리안과 줄리안의 학교 친구들까지 합세한 설득으로 결국 승낙한다. 엄마는 위험한 일이라며 반대하지만 경기를 준비하며 서서히 나아지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보며 허락한다.

하지만 철인 3종 경기위원회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출전을 거부하자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줄리안은 위원회에 직접 찾아가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할 기회를 얻는다. 아버지 폴은 아들을 태운 고무보트를 허리에 묶고 3.8㎞를 수영하고, 아들을 태운 자전거로 180㎞를 달리고, 아들을 태운 휠체어를 밀며 42㎞를 달리는 기적의 레이스를 15시간 57분에 완주한다. 흔히 철인 경기를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경기라고 말한다, 16시간 동안 수영과 자전거, 마라톤으로 이어지는 레이스는 의욕과 열정만으로는 할 수 없는 아주 고통스러운 치열한 싸움이기 때문이다.

자녀가 사춘기로 접어들면서 관계가 냉랭해지는 아버지와 아들을 많이 본다. 가족보다 친구가 소중하게 느껴지고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학업 스트레스는 갈등을 초래해 반항과 돌출행동으로 표출된다. 비록 성장해가는 과정임을 알면서도 비난과 질책을 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한 서툰 대응이 부자 사이를 냉랭하고 멀어지게 한다. 관계를 회복하고 싶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영화는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을 함께 준비하며 냉랭했던 부자 관계가 끈끈하게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혹시 아버지와 아들이 어색한 사이라면 철인 3종 경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묵묵히 기다림의 시간을 견뎌내는 등산이나 낚시, 자전거 여행도 좋을 듯하다. 초가을의 바람소리, 부드러운 흙의 질감, 빛나는 웃음소리, 따뜻한 체온을 나누다 보면 서로의 존재가 더욱 애틋해지고 숙성된 진짜 부자(父子)가 되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