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 스포츠캐스터

 

지난달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 부천 FC의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바이오가 결승골을 터뜨리며 시티즌은 1-0으로 승리했다. 8월 1일 충남아산FC전 승리(2-1) 이후 5경기 만에 울린 승리였다. 하지만 황선홍 전 감독은 이 경기를 마치고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달하며 지휘봉을 내려놨다. K리그2의 대전은 당시 8승 6무 4패(승점 30점)로 3위를 달리고 있었고, 단독 선두 제주 유나이티드와 승점 차는 5점이었다.

#. 감독 사퇴 후 한 달

황선홍 감독이 사퇴 의사를 전하고 물러난 지 한 달이 지났다. 강철 감독대행에게 넘겨진 지휘봉은 다시 조민국 감독대행에게 넘어갔다. 이후 4경기에서 대전은 1승 3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제주, 서울이랜드에 2연패를 당한 뒤 지난달 27일 안산에 2-1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10월 4일엔 K리그2 최하위(10위) 충남아산FC에게 2-3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대전과 1위 제주의 승점 차는 14점 차로 크게 벌어졌다. 사실상 우승은 불가능해졌고, 오히려 요즘 분위기로 봐선 4위까지 진출 가능한 준플레이오프 진입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 이젠 플레이오프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

대전을 포함한 K리그2 10개 구단은 5경기씩을 남겨두고 있다. 내년 시즌 승격을 노리기 위해서는 최소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따라서 남은 5경기 모두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졌다. 대전은 현재 4위 서울 이랜드에 승점 2점 앞서있다. 5위 경남FC, 6위 전남 드래곤즈와는 승점 3점 차에 불과하다. 서울 이랜드는 최근 3경기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승점 31점을 기록, 대전을 2점 차로 추격하고 있다. 서울 이랜드의 경우 부천FC와 FC안양, 그리고 안산 그리너스 등 하위권 팀들을 연이어 만난다. 현재 분위기라면 연승을 통해 대전을 빠르게 쫓아갈 가능성이 크다.

반면 대전은 10일 오후 4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리그 2위인 수원FC와 맞붙는다. 리그 선두 제주와 우승을 다투고 있는 수원FC는 현재 4연승의 상승세다. 분위기, 전력 등의 상황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부담스러운 경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만약 이날 경기에서 대전이 패하고 서울 이랜드가 승리를 거둔다면 두 팀의 순위는 뒤집힌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 보이지 않는 해결책

올해 기업구단으로 전환한 대전은 모기업의 지원 속에 공격적인 투자로 전력을 끌어 올렸다. 국가대표 골키퍼 김동준을 시작으로 이규로·윤승원·박용지·이웅희 등을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에게도 아낌없이 투자했다. 거액의 몸값을 주고 계약한 외국인 선수 안드레 루이스, 지난해 전남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브루노 바이오 등도 합류시켰다. 시즌이 시작되고 수비와 조직력에서 문제점이 보이긴 했지만 나름 선전하며 선두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황선홍 전 감독과 애매한 시기에 결별한 게 악수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감독 사퇴 후 팀이 더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분위기다. 선수들을 하나로 이끌어줄 리더급의 선수가 없는 데다 지휘 체계도 혼란스럽다. 조민국 감독대행의 “아직 3위라는 게 중요하다”는 인터뷰는 뭔가 불안하다. 딱히 마땅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 점이 답답할 뿐이다.

#. K리그1 승격 절호의 기회를 대전은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올해에는 K리그1 11위와의 승강 플레이오프 없이 K리그2 팀들 간의 맞대결을 통해 승격팀을 결정한다. K리그1 상주 상무가 내년 김천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내년엔 K리그2 강등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K리그2 우승팀은 승격을 확정하고 2~4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여기서 살아남은 한 팀이 우승팀과 차기 시즌 K리그1에 참여한다.

올 시즌이 K리그1 승격의 절호 기회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내년에는 국가 대표급 선수가 다수 포진한 상무를 K리그2에서 상대해야 한다. 승격을 위해선 승강 플레이오프도 치러야 한다. 승격 확률이 높은 올해 대전은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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