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소속기관 22곳 중 8곳 기관장 기재부 출신...금융분야는 70% 달해
“예산권 쥔 ‘슈퍼갑’기재부, 경제·금융 정책까지 쥐락펴락”

이정문 의원

[금강일보 김인수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천안병, 예결위)은 12일 정무위 전체 소속기관으로부터 ‘기획재정부 출신 임직원 재직현황’국감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정무위 소속 기관장 셋 중 한 명은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경제와 금융 분야를 다루는 국회 핵심 상임위원회 중 하나로, 통상 금융 분야와 비금융 분야로 구분하며 금융 분야에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이 속해 있고, 비금융 분야에는 국무조정실과 공정거래위원회, 국가보훈처 및 국민권익위원회 등이 속한다.

이정문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무위 소속기관 22곳에 현재 재직 중인 기재부 출신 임직원이 총 110명에 달하며, 이 중 8개 기관(36.3%)은 아예 기재부 출신이 기관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관별로는 금융위원회가 기관 정원 10% 수준인 32명으로 압도적으로 가장 많았으며, 공정거래위원회(19명), 예금보험공사(18명), 한국자산관리공사(11명), 국무조정실·권익위원회(6명), 금융감독원(5명), 한국주택금융공사·경인사(3),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2명), 국가보훈처·서민금융진흥원(1명) 순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비금융 분야에서 정부 내 각 부처를 조율하는 임무를 가진 국무조정실의 경우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비롯한 실장급 다수가 기재부 출신이었으며,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위 역시 상임위원과 국장급 다수가 포진해 있었고, 권익위와 보훈처에는 과장급 등이 있었다.

특히 금융 분야의 경우 국내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금융위원회는 위원장(장관급)과 부위원장(차관급) 뿐 아니라 사무처장과 국장급 고위직 대다수가 기재부 출신으로 채워졌고, 신용보증기금, 중소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대부분의 금융위 산하기관 기관장이 기재부 출신으로 채워져 ‘기재부 천하’가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정문 의원은 “예산권이라는 무기를 쥐고 있는 ‘슈퍼갑’기재부의 정부 내 인사 관행이 도를 넘어섰다”며, “정무위 산하 금융기관들은 금융위인지 기재부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의원은 “우리나라의 경제·금융 정책방향을 기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한다고는 하지만, 정무위 소속 기관들까지 기재부 출신으로 채워진다면 기획 단계부터 기재부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어 국민을 위한 소신있는 정책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회 정무위원이자 예결위원으로서 기재부의 ‘인사 폭주’를 멈춰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안=김인수 기자 kis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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