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기술 장벽···상호 소통에 발목
전문가 “온·오프라인 병행 등 다각도로 접근해야”

[금강일보 김지현 기자] 국내 대학에서 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원격수업에 대한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미처 입국하지 못한 유학생들은 자국에서 원격수업을 들어야만 하는데 한국어 능력, 인터넷 기술 발달 수준 등에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어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원격수업에 받아야 해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교육부는 지난 7월 2학기를 앞두고 ‘외국인 유학생 보호·관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계획에 따르면 대학은 유학생들이 자국 내에서 원격수업을 수강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해야 하며 정부는 학위과정 유학생이 원격수업 등으로 입국하지 못하는 경우 ‘미입국 신고 면제 특례’ 적용을 연장하기로 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이 2학기까지 지속됨에 따라 정부가 마련한 대안이지만 외국인 유학생은 여전히 원격수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대전 A 대학에 재학 중인 가나 출신 외국인 유학생은 “입국하지 못한 친구들이 가나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최근 유튜브를 이용해 온라인 수업을 하는 강의가 있는데, 친구들이 한국어가 서툴러 생방송 스트리밍(Live streaming) 강의를 신청·접수할 때 애를 먹었다”며 “강의가 시작될 때 대학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접수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영어로 표기된 게 없고 온통 한국어로 돼 있어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교수들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 실시간 수업을 한다 해도 언어적 장벽이 커 학생들이 강의 내용을 이해했는지 가늠하기 쉽지 않고, 인터넷 발달 정도가 국가별로 모두 제각각인 탓에서다.

대전 B 대학 교수는 “화면 안에 교수의 손짓, 표정 등의 비언어적 요소와 어휘나 어조, 언어의 강세·높낮이·속도를 모두 담아내기 힘들기에 학생과의 상호 소통이 어렵다. 그나마 국내에 있는 유학생들과 원격수업을 하는 것은 큰 문제 없지만 외국에 있으면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곳이 있어 원활한 수업을 위해선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전문가는 장기화되는 코로나19에 발맞춰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수업을 도입해 유학생들의 교육적 동기 부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혜령 배재대 국어국문·한국어문학과 교수는 “앞으로는 언택트(Untact) 소외 국가를 고려해 온·오프라인이 병행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수업을 다각도로 갖춰 원격수업을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를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단순히 교육적인 부분에서만 접근하기 보단 정서적·문화적 측면에서 학생들이 소외감·위축감을 느끼지 않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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