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금리 최저, 대출 조이기 사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만연
시민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코로나19와 초저금리의 풍파가 우리 경제를 덮치면서 돈 모으기는 물론 투자를 위한 대출 문턱도 높아진 요즘이다. 오를 기미 없이 떨어지기만 하는 예·적금 금리, 정부의 대출 옥죄기로 중신용자 이하 등급의 대출 길이 더 막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시민들의 ‘재테크’는 점점 어려운 상황이 됐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상품 중 1년 기준 최고금리(우대금리 제외)는 세전 연 1.3%(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 수준이었다. 마찬가지로 우대금리를 제외할 경우 최저금리는 0.45%(우리은행 원예금)선에 불과했다. 한은에 따르면 8월 중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0.81%로 지난해 말(1.6%)에 비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실상 예·적금을 통한 재테크는 불가능하다는 게 현실이됐다.

대출을 통한 재테크도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신용 대출 금리 조정, 한도 축소에 나서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올 들어 꾸준히 떨어지던 주요 은행의 신용 대출 금리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5대 은행의 대표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최근 한 달 새 연 0.11~0.19%포인트 올랐다.

올해 초 은행들이 금감원에 제출한 올해 신용대출 증가 계획은 총 12조 1000억 원이지만 이미 이 수치는 넘어설 만큼 대출 수요가 뜨겁다. 단 지난달에는 2조 9000억 원으로 증가폭이 줄었다. 정부의 대출 조절 권고에 따른 영향이다. 추후 본격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경우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소비자들의 걱정거리는 커지고 있다. 오랜 기간 많은 이들의 기본 재테크 수단이었던 예·적금의 인기가 사그라 들은지 오래고 저금리와 경기 침체에 따른 ‘빚투’와 ‘영끌’ 현상이 만연해진 만큼 금융 상품을 이용하는 이들로서는 앞날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점 사장 양 모(41·대전 중구) 씨는 “전염병 사태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하루하루 버텼다. 대출을 받은 곳이 시중은행부터 저축은행까지 다양하다. 이젠 더 이상 대출금을 내줄 곳도 없다. 이미 한도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정말 막막하다”고 우울해했다.

주식 투자자 정 모(36·대전 서구) 씨는 “요즘 누가 돈을 은행에 맡기나. 목돈으로 쥐꼬리 같은 이자를 받느니 리스크가 크더라도 주식이나 펀드에 자금을 넣는 게 더 현명한 것 같다. 그러나 신용 대출 이용이 까다로워지면서 추가 투자금을 마련하기가 힘들어져서 거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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