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생산자협회, ‘어느 나라 농민을 위한 협동조합이냐' 비난
농협, ‘재발 방지 대책 마련하겠다’

[금강일보 조길상 기자] 농업 진흥과 농민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농협이 수입 양파를 경매해 농민단체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그러나 농협 측은 전체 물량의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14일 대전원예농협 노은공판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민의 대표라는 농협에서 수입 양파 경매가 이뤄진 것’에 대해 규탄했다. 협회는 “부산에 있는 모 상사가 수입 양파를 들여와 원예농협 노은공판장에서 경매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농협은 국내 양파 농가의 어려움을 이용해 제 잇속만 챙기는 반농민적 기업과 거래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족은행, 농민의 대표라면서 수입 양파 사업을 하는 농협은 어느 나라 농민을 위한 협동조합이냐”면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 경제지주는 철저히 경위를 파악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전농협 관계자는 “올 여름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수급 안정을 위해 수입 양파 경매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물량의 1%에 불과하다”며 “농민들 아픔을 살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앞선 4월 전국농민회총연맹과 함께 서울 가락시장을 찾아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수입 양파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작황이 좋지 못해 저장 양파의 감모율(減耗率·줄어들거나 닳는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올해 시장 반입량이 줄어들었고, 가락시장에서 양파 취급량이 많은 일부 청과업체가 수입상을 회유해 수입 양파로 이를 대체하려 했다는 게 생산자단체 주장이다.

당시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장은 “최근 몇 해 동안 양파 가격이 좋지 못한 가운데 올해엔 재배면적이 많이 줄어 그래도 시세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수입 양파로 그 기대감이 무너질까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올해도 수입 양파 등으로 양파 가격이 지지되지 못하면 최근 몇 년간의 영향까지 더해져 국내 양파산업은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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