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9명에게 10억원 지급…홍문표 “과도한 전관예우”

[금강일보 강성대 기자] 농협이 전임 회장을 비롯한 농업 관련 고위직 인사들에게 과도한 전관예우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충남 예산·홍성)이 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농협이 전임 회장을 비롯한 고위직 퇴직자 19명에게 월 200만~1000만 원에 달하는 고문료를 챙겨줬다.

이들에게 총 지급된 고문료는 총 10억 500만 원 상당. 고문단 중에는 농협업무와 관련성이 전혀 없는 더불어민주당 정치인 출신의 신 모 전 의원(농협물류 고문)과 김 모 전 화성시 부시장(농협유통 자문위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임기 만료 시점인 올해 11월과 내년 8월까지 각각 월 300만 원씩 총 3600만 원을 지급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고문직들은 애초에 계열사별로 고문 위촉제도가 없음에도 챙겨야 할 퇴직 임원이나 고위직들이 생기면 상시로 채용 근거 없이 고문직과 자문직을 위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장을 지낸 원 모 전 회장은 농협유통에서 자문위원직을 지내면서 20개월 동안 월 500만 원씩 총 1억 원을 자문료 명목의 보수로 지급받았고, 농협 자회사를 통해 1회 강연료로 1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원 전 회장은 농협중앙회장 시절 공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1994년과 1999년 구속된 이력이 있음에도 농협유통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것이다. 원 전 회장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의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가장 많은 고문료를 받은 사람은 신 모 전 NH농협은행장으로 NH투자증권 고문직을 지내면서 18개월 동안 월 1000만 원씩 총 1억 8000만 원 상당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홍 의원은 “농가의 소득은 줄고 농촌 현실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 농민들의 힘이 돼줘야 할 농협이 전직 임원들과 농협과 무관한 인사들에게 아무런 근거도 없이 ‘챙겨주기용’ 고문료를 지급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질타했다.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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