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거래 99% 비대면인데... 신용대출 절반이 온라인으로 나가기도

'은행거래 99% 비대면인데'가 16일 오전 화제의 키워드로 올랐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인터넷전문은행 제외)의 1∼6월 이체거래 현황을 보면 18억6300만 건 중 비대면 거래는 18억4900만 건으로 전체의 99.2%를 차지했다. 은행에 직접 방문한 거래는 1400만 건으로 0.8%에 그쳤다.

은행 업무가 IT를 기반으로 한 비대면 거래로 전환된 상황이지만 6월 기준 IT 예산 총합은 292억 원으로 전체 예산의 15.4%에 불과했다. 은행당 평균 123억 원이었다. IT 전문 인력 비중은 더 작았다. 같은 시기 국내 은행의 IT 인력은 총 471명으로, 전체 은행원의 8.5%에 그쳤다. 은행당 28명이다.

국내 은행들은 업무가 IT를 기반으로 한 비대면거래로 사실상 전환된 상황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해도 모자랄 판에 시대착오적인 소극성을 보인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세계 주요 은행들은 저금리·저성장 여건에서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을 높이기 위해, 클라우드컴퓨팅·인공지능(AI) 등에 최근 3년간 1조달러가량을 투자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특히 박 의원은 금융안정을 위한 금융 제도와 인프라 정비를 맡은 한국은행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날 국감에서 관련 질의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신용대출이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는 가운데 기존 시중 은행권에서도 온라인으로 클릭이나 터치 몇번이면 수 분 안에 돈을 빌리는 '비대면' 신용대출의 비중이 마침내 절반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탓에 고객들이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데다 은행들도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 차원에서 영업지점 오프라인 대출보다 더 낮은 금리를 비대면 신용대출에 적용하면서 갈수록 금융 소비자들이 온라인 창구로 몰리고 있다.

이처럼 비대면 신용대출이 '대세'로 자리 잡은 데는 코로나19 뿐 아니라 금리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존 시중 은행보다 싼 금리로 비대면 대출 고객들을 대거 유치하자 기존 은행들도 금리 조건이 유리한 비대면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방어에 나섰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 은행들의 경우 영업점 운영과 관련한 고정비용이 없고 필요 인력도 적기 때문에 신용대출 금리를 낮출 여력이 많다"며 "이 때문에 기존 시중은행으로부터 인터넷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타는 수요가 많은데, 고객을 무방비 상태로 뺏기지 않으려면 전통적 은행들도 비대면 대출 상품에 금리 혜택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미영 기자 km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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