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임신 기계가 아니다, 낙태죄 폐지하라”
  • 이건용 기자
  • 승인 2020.10.1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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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 페미니즘 모임 ‘공갈단’ 공주시청 앞서 시위
지난 7일 모자보건법 입법예고에 분노한 공주대학교 페미니즘 동아리 ‘공갈단’ 회원들이 지난 16일 공주시청 앞에서 낙태죄 전면 폐지를 강력 촉구하고 있다. 공주대 ‘공갈단’ 제공

[금강일보 이건용 기자] “낙태죄 개정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라.”

공주대학교 신관캠퍼스 페미니즘 동아리 ‘공갈단’ 회원들은 지난 16일 공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낙태죄 전면 폐지를 강력 촉구했다.

지난 7일 모자보건법 입법예고에 분노해 전국 20여개 대학 페미니즘 동아리가 모여 ‘160만인의 선언 : 낙태죄폐지전국대학생공동행동’을 구성한 가운데 공주대 ‘공갈단’ 회원들은 이날 모든 처벌조항을 삭제하고 낙태죄를 전면 폐지할 것과 여성의 자기결정권 보장 등을 촉구했다.

공갈단 회원들은 이 자리에서 “한국사회를 들여다보면 아이는 필요할 때만 생명 일뿐 세상을 나온 아이들은 노키즈 존과 무수한 아동혐오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특히 정상적인 출산이 아닌 경우 삐딱하게 바라보는 시선 속에서 누가 아이를 출산하고 싶어 하겠는가?”라며 “임신 14주까지의 낙태를 허용한 형법 개정안은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범죄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2019년 4월 헌법재판소가 ‘임신의 유지, 출산을 강제하고 있으므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다며 내렸던 헌법 불합치 결정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역행하는 개정안이 발표됐다”며 “태아의 생존권을 운운하며 대단한 생명 중시를 실천하는 듯하지만, 사실 많은 국가에서 인구 통제의 한 방법으로 임신중절 처벌 조항을 시행해왔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게다가 한 발 더 나아가 과거 대대적으로 성별감별 낙태를 시행해 아직까지도 자연 성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선진국”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는 여성을 걸어 다니는 자궁으로 본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월경주기가 여성마다 다른 상황에서 더구나 임신에 대한 정보와 인지능력이 부족한 청소년과 장애여성들의 자기결정권을 빼앗음으로써 결국 안전한 임신 중단의 기회 제공은커녕 족쇄를 씌우는 것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여성이 자신의 몸 상태를 결정하는 일에 감히 간섭하지 말라. 우리는 법에서 허용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자신의 임신 상태를 결정할 수 없게 된 여성들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몸에서 일어난 변화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고, 그 권리는 국가라 해도 처벌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시대에 역행하는 낙태죄를 조속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7일 낙태죄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안이 발표되자 청와대 청원은 물론 국회 청원,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 등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개정안은 헌법불합치에 따른 개정 권고에 의해 개정되긴 했지만 ‘낙태죄는 유지하되 14주 이내 낙태만 허용’하도록 개정, 사실상 낙태죄 존속으로 여성들을 의견을 기만하는 태도라는 비판이다.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 안전한 인공임신중절은 사회구성원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대체로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고 답변한 여성은 84.2%, 국가가 인공임신중절(낙태) 금지보다는 출산 및 양육 지원, 성평등한 노동환경 등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에 '대체로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고 답변한 여성은 89.5%로 나타났다. 결국 임신중절을 전면 합법화해 여성에게 충분한 의료서비스와 지원정책을 제공해야한다는 의견에도 불구, 정부는 낙태죄를 통해 여성을 압박하려 한다는 비판이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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