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서루 느티나무 아래서 제9회 ‘공산성춤’ 공연

공주만의 특화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공산성 춤’이 지난 17일 공주 공산성 금서루 느티나무 아래에서 펼쳐져 가을 나들이를 나온 시민과 관강객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이건용 기자

[금강일보 이건용 기자] 천년을 거스르는 백제의 화려한 춤사위가 코로나19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랬다.

지난 17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공주 공산성 금서루 느티나무 아래에서 지역특화브랜드 공연인 ‘공산성 춤’이 펼쳐져 가을 나들이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지난 2013년 공주대 무용과 최선 교수와 제자들의 재능기부로 시작된 ‘공산성 춤’은 올해로 9회째를 맞아 ‘백제의 봄날’을 주제로 1400여 년 전 화려했던 백제의 춤을 관광객들에게 선사했다.

매년 봄 상춘객들을 설레게 했던 공연은 올해 코로나19로 가까스로 치러졌고,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호선무’(호선녀 춤)는 백제 여인의 가녀린 몸짓에 너나없이 흠뻑 빠져들었다.

이어진 백제 미마지 탈극은 백제의 귀족인 오공과 오녀의 사랑이아기를 해학적인 춤판으로 재현, 마당극 형식의 맛깔스런 재담과 해설로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이날 공연의 백미는 어울 춤판으로, 공연을 마친 무용수들과 공산성을 찾은 관광객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백제 춤을 즐기며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 올해는 공연에 앞서 찬란했던 웅진백제의 문화와 공산성의 역사성, 백제 무형문화유산인 미마지 탈의 가치와 활용, 공주만의 문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공산성 춤’의 소통적 의미에 대해 이해준 공주대 명예교수, 유석근 목공예 1호 명장, 박재용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실장 등의 토크콘서트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충남도 주최, 백제춤전승보존회 주관, 충남문화재단과 공주시, 최선무용단 후원으로 진행된 이날 공연은 예술총감독 겸 안무를 최선 교수가 맡았다.

한편 백제의 음악문화는 일본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일본에 파견된 백제악사 등이 전파한 '구다라가쿠'(百濟樂) 등은 일본 궁중음악의 뿌리가 됐다.

특히 한류(韓流)의 원조인 백제인 미마지(味摩之)는 중국 오(吳)나라에 건너가 기악무를 공부하고 돌아온 인물로. 무왕(武王) 13년(서기 612년) 일본으로 건너가 탈춤 ’기악‘(伎樂)을 전파해 일본의 전통 가면극 ’기가쿠‘(伎樂, Gigaku)의 기원이 됐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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