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과 18일 제3회 풀꽃문학제 펼쳐져 위로와 희망 선사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이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지난 17일 열린 제3회 풀꽃문학제 첫째날 행사에서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건용 기자

[금강일보 이건용 기자]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나태주 시인이 중병을 털고 일어난 뒤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2013년 쓴 시 ‘멀리서 빈다’로, 코로나19로 우울하고 무기력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데 이만한 시가 또 있을까?

사상 유래 없는 감염증 속에서도 어김없이 가을이 내려앉고, 형형색색 단풍이 곱게 물들 즈음 어김없이 풀꽃문학제가 펼쳐져 치쳐 쓰러져가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시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이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제3회 풀꽃문학제가 공주풀꽃문학관 앞 주차장 일원에서 17일과 18일 양일간 펼쳐져 많은 사람들에게 힐링을 선물했다.

나 시인(한국시인협회 회장)은 지난 17일 토크쇼에 앞서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우울한 이때 시와 문학이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를 고민하고 있다”며 “감염증 치료와 확산을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늘 고맙고 감사하다. 시인협회 또한 일전 대구에 내려가 시 낭송회를 가진 바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나 시인은 “읽히지 않는 시, 감동을 주지 못하는 시, 이해하기 어려운 시는 지금의 시대상황에 맞지 않다”고 콕 찍어 말한 뒤 “최근 내 책이 잘 팔리니까 일부에서 네거티브가 일고 있는데,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요즘 내가 미친 것 같다. 올해만 16권의 시집을 낸데 이어 4권이 더 나올 예정”이라며 “13년 전 죽다 살아난 뒤 세상은 참 아름답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덤으로 살면서 쓴 시들이 힘들고 어렵고 지친 사람들을 쓰다듬고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7회 풀꽃문학상 시상식과 함께 진행된 첫날 행사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인 정가 보컬리스트 하윤주 씨가 나태주 시인의 시를 곡으로 만든 노래 ‘풀꽃’을 선봬 눈길을 끌었다.

한편 문현미 시인과 박형준 시인이 제7회 풀꽃문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문현미 시인의 시집 ‘사랑이 돌아오는 시간’(서정시학, 2020)이 풀꽃상을, 박형준 시인의 시집 ‘줄무늬를 슬퍼하는 기린처럼’(창비, 2020)이 대숲상을 수상해 각각 1000만 원의 상금이 전달됐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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